[화담일보 = 강도현기자] 누구나 공공시설에서 무료로 생리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입된 ‘모두의 생리대’ 시범사업의 지급시설 절반 이상이 평일 낮에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자격에는 나이와 소득 제한이 없지만, 시설 운영시간에 따라 야간과 주말에는 생리대를 받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았다.
경향신문의 10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에서 제출받아 28일 분석한 자료에서 전국 12개 시범지역의 지급기 설치시설 515곳 중 283곳(55.0%)은 평일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에 모두 운영하지 않았다. 24시간 운영하는 시설은 15곳으로 전체의 2.9%였다.
평일 오후 6시 이후 운영하는 시설은 176곳(34.2%), 주말에 운영하는 시설은 216곳(41.9%)으로 집계됐다. 올해 7월 도입된 이 사업은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를 구호로 내걸고 공공시설에서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지급기가 설치돼 있어도 해당 시설이 문을 닫으면 이용할 수 있어, 설치 장소와 개방 시간이 접근성을 좌우하는 구조다.
설치 장소는 주민센터와 지방자치단체 청사 등 행정기관에 집중됐다. 행정기관은 195곳(37.9%)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189곳(96.9%)이 평일 낮에만 운영됐다. 지하철역·기차역·버스터미널에 설치된 시설은 7곳(1.4%)이었다. 행정기관의 높은 설치 비중과 제한된 운영시간이 함께 나타난 것이다.
지역별 운영시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평일 낮에만 운영하는 시설의 비율은 대전 중구가 71.4%로 가장 높았고, 제주 제주시 68.6%, 충남 서천군 67.7%가 뒤를 이었다. 경남 거창군은 10.0%, 경기 수원시는 23.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같은 시범사업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야간·주말 이용 여건이 달랐다.
재고를 파악하는 방식도 과제로 제기됐다. 8월 말 기준 설치된 지급기는 수동 300대, 자동 305대였다. 수동 지급기는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수동 지급기 설치시설 201곳 가운데 168곳(83.6%)은 화장실 안에 있었다. 설치시설 수와 지급기 대수는 서로 다른 집계 단위다.
성평등부가 제출한 고장 현황에는 자동 지급기의 통신 장애 2건만 포함됐다. 생리대가 떨어져 이용자가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았다. 기기 고장 현황만으로는 품절에 따른 이용 불편까지 파악하기 어려운 셈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관리가 쉬운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지급기를 설치해 24시간 운영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간 운영시설이 있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올해 사업 결과와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추가 수요가 확인되면 2027년 지자체와 설치 확대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확대 여부는 사업 평가와 수요 확인을 거쳐 논의될 예정이다.
백 의원은 생리대가 필요한 시점과 관공서 운영시간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며 설치 기준 보완을 요구했다. 야간·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역·터미널 등 생활동선을 중심으로 설치하고, 품절과 고장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