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전역이 생활비 고공행진에 반발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평화로웠던 집회가 점차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프랑스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물가 상승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동과 약탈로 이어지자, 정부는 사회 질서 회복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치안 유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19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앙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장관은 주말 사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시위가 일부 과격 분자들에 의해 폭동으로 둔갑한 사태를 엄중히 규탄하며, 추가적인 폭력 사태와 상점 약탈 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특정 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당일 밤부터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할 것을 각 지자체장에게 강력히 요건했다. 통행금지령이 적용될 구체적인 지역 범위와 시간대 등은 관련 시장 및 지방 행정관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중으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시위는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 당국에 의해 약 2,400명 이상의 시위 가담자가 구금된 것으로 파악되며, 도심 곳곳에서 발생한 방화와 기물 파손, 상점 약탈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통제 불능의 범죄 행위로 얼룩지면서, 국가 치안 시스템 전체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이러한 전례 없는 혼란 속에서 정부 내각의 쇄신 움직임도 포착되었다. 프랑스 대통령궁(엘리제궁)은 19일 공식 성명을 통해, 로랑 누녜스(Laurent Nuñez) 파리 경찰청장(내무부 소속)이 주말 동안 빚어진 극심한 치안 불안과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이를 즉각 반려했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수뇌부의 공백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찰 및 치안 부대의 흔들림 없는 지휘 계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누녜스 청장의 유임을 지시했다. 아울러 치안 당국을 향해 "시위의 본질을 흐리고 약탈과 파괴 행위를 일삼는 범법자들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조속하고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프랑스 전역을 휩쓴 생활비 항의 시위와 이에 따른 폭동 사태는 마크롱 정부에게 경제 정책의 실패와 치안 불안이라는 이중고를 안겨주었다. 정부는 통행금지령과 강경 진압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거시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나, 그 이면에 자리한 서민들의 절박한 생존 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