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과 공공기관을 옥죄던 장애인 고용부담금 문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단순한 페널티 납부를 넘어, 이를 지역 사회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로 치환하는 혁신적인 상생 모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16일,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과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매칭하여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덜고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이른바 '장애인 연계고용' 활성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의회 회의실에서 개최된 '장애인 연계고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현행 법령에 의거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기관과 기업은 전체 임직원 중 법정 비율에 맞게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야만 한다. 만약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미달 인원에 비례하여 막대한 액수의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국가에 납부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타개할 핵심 카드로 급부상한 것이 바로 '장애인 연계고용' 제도다. 의무 채용 비율을 채우지 못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장애인 표준사업장 또는 직업재활시설에 특정 용역이나 물품 생산을 위탁할 경우, 그 실적을 인정받아 납부해야 할 고용부담금의 상당 부분을 감면받을 수 있는 파격적인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공공기관이 청사 내부에 위치한 카페의 운영권을 맡기거나, 시설 청소 및 근무복 세탁 등의 업무를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위탁하는 계약을 맺으면 부담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게 시설로 유입된 위탁 대금은 고스란히 소속 장애인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과 새로운 인력 채용을 위한 든든한 실탄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제도의 탁월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의 참여 성적표는 초라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징수된 장애인 고용부담금 규모는 2020년 7,807억 원에서 2024년 9,179억 원으로 수직 상승하며 기업들의 재무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2023년을 기준으로 실제 부담금을 납부하는 수많은 사업체 중 연계고용 제도를 활용한 비율은 고작 10.8%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기도는 잠자는 제도를 깨우기 위해 적극적인 구원투수로 나섰다. 기업과 직업재활시설 간의 복잡한 계약 문턱을 낮추기 위해 '연계고용 상담 지원사업'을 전격 추진한다.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공공기관과 기업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에 가장 부합하는 직업재활시설을 맞춤형으로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더 나아가 까다로운 도급계약 체결 과정부터 최종적인 부담금 감면 행정 절차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며 기업의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문다는 계획이다.
16일 열린 간담회에는 경기도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들을 필두로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본부, 그리고 일선 현장의 직업재활시설 및 표준사업장 대표 등 30여 명의 핵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는 낡은 사회복지시설 회계 규정으로 인한 계약 진행의 걸림돌, 깐깐한 기업들의 납기일과 품질 수준을 맞추기 위한 최신 생산설비 지원의 필요성, 그리고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규 생산 품목 발굴 등 연계고용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날카로운 현장 개선안들이 쏟아졌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약 200여 곳에 달하며,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는 5,109명으로 집계된다. 도는 향후 연계고용 네트워크가 견고하게 안착할 경우, 직업재활시설은 안정적인 매출 창구를 확보하게 되고 중증장애인들은 일자리 상실의 공포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
강일희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연계고용 모델은 공공기관과 기업 측면에서는 막대한 부담금 출혈을 막아주는 기회이며, 중증장애인들에게는 내일이 있는 든든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최고의 상생 해법"이라고 단언했다. 이어서 "이번 정책 간담회를 통해 수집된 귀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여, 도내 수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망설임 없이 연계고용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제도 홍보와 밀착 상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