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지역 주민의 숨통을 조여왔던 낡은 규제의 빗장이 마침내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가 의왕시 학의동 일대에 방치되어 있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이른바 ‘단절토지’에 대한 해제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불합리한 토지이용 규제로 고통받던 도민들의 오랜 숙원이 해결될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이는 단순한 소규모 토지의 규제 해제를 넘어, 보존이라는 명분 아래 경직되어 있던 광역 행정의 도시관리 패러다임이 유연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3일 개최된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의왕시 학의동 3905번지 일대 1,790㎡ 부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골자로 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마 위에 오른 해당 부지는 과거 도로가 신설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거대한 개발제한구역 산림 및 녹지축과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섬처럼 남게 된 고립 부지다.
현행법상 개발제한구역 내 ‘단절토지’란 도로, 철도, 하천 등 공공 인프라 시설이 새롭게 들어서면서 기존의 넓은 녹지 대역과 단절되어 사실상 그린벨트로서의 환경적, 생태적 보전 가치를 상실한 3만㎡ 미만의 자투리 토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토지들은 주변이 이미 시가화되거나 아스팔트 도로로 둘러싸여 있어 동식물의 서식처나 도시의 허파 역할을 수행하기 불가능한 상태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 편의주의적인 일괄 규제 탓에 여전히 획일적인 개발제한구역의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 왔다.
이로 인해 해당 부지를 소유한 주민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제약을 받아왔다. 내 땅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건축물 하나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영농 활동조차 여의치 않은 기형적인 상황 속에서 세금만 납부하며 수십 년을 인내해야 했다. 도시의 팽창과 교통망 확충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토지가 쪼개지는 희생을 감수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규제 지옥'이라는 가혹한 현실이었던 셈이다.
이번 경기도의 결정은 이러한 행정의 모순을 직시하고, 도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든 조치로 해석된다. 개발제한구역 제도가 도입된 지 반세기가 흐른 현시점에서, 맹목적인 보전보다는 실제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토지이용계획이 필수적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특히 1,790㎡라는 비교적 소규모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꼼꼼한 심의를 거쳤다는 점은, 향후 도내 산재한 유사한 단절토지들에 대한 합리적 관리 방안의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경기도는 심의 위원회에서 제시된 조건부 이행 사항과 제반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최종적인 개발제한구역 해제 고시를 단행할 방침이다. 해제 절차가 완료되어 이 일대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 등으로 용도가 변경될 경우, 그동안 억눌려 있던 토지의 활용도가 급격히 상승할 전망이다. 주민들은 주택 신축이나 근린생활시설 조성 등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지며, 나아가 방치되었던 자투리땅이 정비됨으로써 지역 전체의 미관 개선과 주변 상권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선 경기도 공간전략과장은 이번 정책 결정과 관련해 “단절토지에 대한 선별적 해제 추진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자 하는 개발제한구역의 핵심적인 보전 취지는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선량한 도민들의 억울한 희생과 오랜 생활 불편을 핀셋처럼 짚어내어 치유하는 데 깊은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탁상행정에 머물지 않고 도민들의 생활 현장과 밀접하게 연관된 지역 현안들을 현장의 시각에서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살피어, 도민들이 일상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 개선 프로세스를 중단 없이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이번 의왕 학의동 단절토지 규제 해제는 국가의 거시적인 환경 보전 정책과 지역 주민의 미시적인 권리 보호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행정 선례로 남게 되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와 도시계획 전문가들 역시 경기도의 이러한 핀셋 규제 완화 행보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향후 도내 다른 지자체로 이러한 합리적인 공간전략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시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규제와 개발의 끊임없는 마찰을 동반한다. 경기도의 이번 의왕 학의동 그린벨트 단절토지 해제 조치는 '절대 보전'이라는 과거의 교조주의적 틀에서 벗어나,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행정이 무엇인지 보여준 모범 사례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지만, 그 명분이 효력을 상실한 죽은 땅에까지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규제 완화 신호탄이 도내 곳곳에서 억울하게 눈물짓고 있는 또 다른 ‘자투리땅’ 소유주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융통성 있고 스마트한 경기도의 공간전략 정책이 지속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