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학을 전공하면 AI는 선택 과목 정도로 배워도 될까. 상하이재경대(上海财经大学)가 소개한 교육과정은 이 질문에 다른 답을 내놓는다. 중국 교육부가 10월 28일 공개한 대학 사례에서 학교는 AI 기초를 배우는 단계와 전공에 적용하는 단계, 실제 문제를 푸는 경험을 연결했다. AI를 별도 기술로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제와 경영을 공부하는 방법 안에 넣으려는 방향이다.
학교가 제시한 틀은 ‘1+10+100+N’이다. 최근 교육부 자료는 AI 관련 필수과목 한 개, 핵심과목 열 개, AI와 전공을 결합한 과목 백 개, 여러 실습 프로젝트로 설명했다. 모든 학생이 백 개 과목을 전부 듣는다는 뜻은 아니다. 기초에서 전공과 실습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의 구조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과목의 수보다 각 단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이 체계가 28일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학교는 지난 6월 공개한 2026년 학부 입학 안내에서도 AI 교양필수와 전공 융합 교육을 소개했다. 이번 소식은 새 입학 의무가 전국에 생겼다는 발표가 아니라, 한 대학의 교육 전환을 교육부가 최신 사례로 정리한 자료다. 이미 추진해 온 교육과정이 학과와 수업, 실습을 잇는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변화의 핵심은 AI를 배우는 목적이다. 경제학도가 모두 AI 모델을 직접 만드는 개발자가 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료를 읽고 질문을 세우며 결과를 판단할 때 AI를 어디에 쓸지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어떤 경제 현상을 살피는지,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모르면 그럴듯한 답변을 얻는 데서 멈출 수 있다.
가령 생활물가를 분석하는 수업을 생각해 보자. 학생이 여러 상품의 가격을 모아 AI에 정리를 맡기면 표를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상품을 고를지, 어느 지역과 기간을 비교할지는 따로 정해야 한다. 이 예시는 대학이 실제 운영했다고 확인한 수업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활동이다. 기술을 사용하는 일과 분석의 기준을 정하는 일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자료의 조건이 바뀌면 결론도 달라진다. 할인한 날의 가격과 평소 가격을 섞거나 조사 지역을 설명하지 않으면 평균값이 나와도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어렵다. AI가 계산과 문장 작성을 도와주더라도 자료를 모은 이유와 한계는 학생이 이해해야 한다. 경제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결과를 읽고 판단하는 기준으로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그래서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의 연결이 필요하다. 기초 수업에서 도구의 원리와 사용 한계를 배웠다면, 전공에서는 그 도구가 자기 분야의 질문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시험해야 한다. 마지막에는 실제로 얻은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경험이 따라와야 한다. 각 단계가 떨어져 있으면 학생은 프로그램 이름은 많이 알아도 언제 무엇을 써야 할지 주저할 수 있다.
대학이 마련한 교육용 모델도 이런 연결의 한 부분이다. 교육부 자료는 상하이재경대가 재경 분야의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AI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전문 모델은 특정 분야의 자료와 용도에 맞춘 AI를 말한다. 다만 전문 자료를 활용한다고 모든 답변이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원문과 결과를 비교하고,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활동은 여전히 필요하다.
수업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완성된 보고서만 보면 학생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질문을 정한 이유, 사용한 자료, AI 답변 가운데 고친 부분을 함께 설명하게 하면 학습 과정이 보인다. 이는 새로운 공식 평가 규칙을 전하는 말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제다. 결과물을 빨리 만드는 능력과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교수자의 준비도 중요해진다.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과 수업에 맞게 가르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학생이 자주 틀리는 개념을 알고, 답변의 어떤 부분을 의심해야 하는지 짚어 주어야 한다. 전공 교원과 기술을 다루는 교원이 협력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컴퓨터 사용법 설명에서 수업이 끝나지 않도록, 학문의 질문과 도구의 기능을 이어 주는 역할이다.
학생의 준비 수준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코딩을 해 본 학생과 처음 데이터 표를 다루는 학생이 같은 속도로 배우기는 어렵다. 기초를 확인하고 필요한 설명을 제공하는 과정이 없으면 AI 수업이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도구 사용을 쉽게 만들어 주기만 하면 전공 내용을 이해하지 않고 결과만 제출할 위험이 있다. 접근성을 높이는 일과 판단력을 기르는 일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과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도 비교할 질문이 생긴다. ‘AI 과목이 있느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전공 문제와 연결되는지 물을 수 있다. 교양에서 배운 것을 다음 수업에서 다시 쓰는지,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지, 결과의 근거를 설명하게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유명한 도구를 많이 제공한다는 소개보다 실제 수업의 흐름이 더 유용한 정보가 된다.
다만 교육과정의 숫자만으로 취업 경쟁력이나 학업 성과가 높아졌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이번 자료가 보여 주는 것은 학교가 마련한 구조와 추진 방향이다. 그 효과를 평가하려면 학생이 어떤 문제를 스스로 풀게 됐는지, 자료를 잘못 읽었을 때 원인을 찾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교육의 변화는 과목을 새로 만든 순간보다 학생의 설명과 판단이 달라질 때 드러난다.
상하이재경대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AI를 교양으로 한 번 배우고 끝낼 것인가, 전공의 문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도구로 쓸 것인가. 경제학도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의 답변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다. 자료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지 판단하는 힘이다. AI와 전공을 잇는 교육의 성패도 결국 그 힘을 얼마나 키워 주는지에 달려 있다.
[참고자료]
중국 교육부·상하이재경대|上海财经大学系统重构学科生态加快培养数智新财经人才 · 2026-10-28
https://www.moe.gov.cn/jyb_xwfb/s6192/s133/s172/202610/t20261027_1456151.html
상하이재경대 입학처|2026년 학부 입학 안내(교육과정 배경자료) · 2026-06
https://zs.sufe.edu.cn/0b/08/c3343a264968/page.htm
AI不止是通识课:上海财经大学连接专业与实践
中国教育部10月28日公开上海财经大学的人才培养案例,介绍“1+10+100+N”AI课程体系,将通识课等基础学习、专业融合与实践项目相连接。学校此前的本科招生材料也已介绍相关安排,因此这不是28日突然新增的全国规定。课程数量不等于每名学生都要全部修读,也不能直接证明学习成效。财经学生仍需理解数据来源、比较条件和结论边界,能够核对AI输出、说明自己的判断。本文以物价分析的自编例子解释课程衔接,强调技术使用与专业理解应一起培养。
[어휘풀이]
通识课 / tōngshíkè / 교양과목
培养 / péiyǎng / 양성하다
融合 / rónghé / 융합하다
实践 / shíjiàn / 실습·실천
修读 / xiūdú / 과목을 이수하다
成效 / chéngxiào / 성과·효과
核对 / héduì / 대조해 확인하다
衔接 / xiánjiē / 이어 주다·연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