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조하준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장기집권을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의 실익과 포고령에 따른 경찰 통제, 짧은 시간 안에 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었는지 등을 물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6년 10월 2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 이승철·조진구·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의 피고인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피고인신문도 마쳤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그의 국가관과 검사 시절 수사 원칙 등을 질문하며 장기집권을 위한 친위 쿠데타였다는 특검팀 주장에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기관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려던 것이 아니라 당시 야당의 행태와 국가 위기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려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오후 신문에서는 대통령직이 힘든 자리였다며 장기 독재 의도를 다시 부인했다.
재판부는 계엄 이후 국정운영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데도 선포할 실익이 있었는지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어려움에 맞서 극복해야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가만히 있으면 직무유기”라며 군을 최소한으로 투입하고 군정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포고령의 성격과 실제 집행 사이의 관계도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포고령을 ‘구색 맞추기’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이를 근거로 ‘2차 통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경찰 투입을 생각하지 못했고, 경찰의 외곽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포고령을 잊고 있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계엄을 빨리 종료하려 했다는 설명과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 지시가 양립할 수 있는지도 질문했다. 계엄 선포 뒤 부대가 출동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점검이 가능했겠느냐는 취지였다. 윤 전 대통령은 “2~3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역시 조기 해제를 예상하면서 군에 선관위 보안 점검을 지시한 이유를 질문받았다. 그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다가 계엄이 해제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국회보다 선관위에 먼저 병력을 투입한 데 대해서는 자신이 지침을 줬다며, 서버의 외부 유출이나 훼손을 우려해 최단 시간 안에 서버를 보호할 수 있도록 확보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의 대상으로 거론한 반국가세력에 관한 질문에는 자유 대한민국을 부정하거나 북한을 추종하고 체제 전복을 노리는 세력을 뜻했다고 주장했다. 특정 정치인이나 거대 야당을 지칭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계엄은 길지 않을 것이며 한나절 정도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신문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판단도 다뤄졌다. 그는 당시 권력 주변 비리 수사가 선출된 정부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2021년 3월 사퇴 배경으로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 인사 등을 거론했다. 변호인이 사법시험 합격 때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재판부는 항소 이유와 거리가 있다며 질문과 답변을 간결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