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김태린기자] 디지털 성범죄 재판에서 양형기준의 권고 범위 안으로 형량을 선고한 비율이 2024년 76.9%로 집계됐다. 2021년 해당 범죄군의 양형기준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법률 개정으로 처벌 수준이 달라진 범죄에 대해 양형기준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28일 보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의 대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최신 통계인 2024년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전년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 양형기준은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마련하는 범죄별 권고 형량 범위다. 이 범위를 벗어난 선고에는 권고 상한보다 무거운 형과 권고 하한보다 가벼운 형이 모두 포함된다. 준수율 하락 자체가 형량이 낮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준수율은 시행 첫해인 2021년 81.6%에서 2022년 80.7%, 2023년 78.4%, 2024년 76.9%로 해마다 낮아졌다. 2021~2024년 준수율은 79.1%로, 같은 기간 전체 범죄 준수율 90.7%보다 11.6%포인트 낮았다. 디지털 성범죄에서 권고 범위를 벗어난 선고가 전체 범죄에 비해 더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전체 범죄의 양형기준 준수율도 최근 하락했다. 2020년 90.5%에서 2021년 92.2%로 올랐으나 이후 떨어져 2024년에는 88.9%를 기록했다. 최근 5년 중 최저치다. 전체 47개 범죄군 가운데 디지털 성범죄보다 준수율이 낮은 범죄군은 관세 62.7%, 스토킹 69.9%, 증권·금융 74.1%, 식품·보건 75.4%, 지식재산·기술 침해 76.7% 등 5개였다.
정비 요구의 배경에는 법률 개정과 양형기준 수정 사이의 시차가 있다.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은 2021년 도입된 뒤 형량 범위가 수정되지 않았다. 반면 일부 범죄는 법률이 개정되면서 법정 최고형이 높아졌다. 딥페이크 제작·배포 범죄의 경우 양형기준상 최대 권고 형량은 3년 9개월이지만, 2024년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법정 최고형은 징역 7년 6개월에서 10년 6개월로 상향됐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런 차이를 줄이도록 양형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법률이 정한 최고형과 양형위원회가 제시하는 권고 형량은 구별되는 기준이다. 양형위는 법률이 개정되더라도 개정 법률에 따른 실무 내용이 상당히 축적된 뒤 양형기준을 수정한다며, 법 개정과 기준 수정 사이에는 어느 정도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형위는 처벌 조항이 신설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이용 협박·강요와 딥페이크 소지 범죄 등의 양형기준을 2027년 초까지 정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의 형량 범위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범죄의 권고 형량 조정은 확정된 변경이 아니라 향후 검토 가능성이 제시된 단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