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학의 인공지능 교육이 학생에게 도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단계를 넘어 교사의 수업 역량을 다시 점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안교통대학(西安交通大学) 교사교학발전센터는 10월 26일 교육부 고등교육사가 주관하는 올해 AI 기반 고등교육 인재양성 교사연수 참여를 안내했다. 도입한 프로그램 수보다 교사가 무엇을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는 공지다.
공지에 따르면 연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소양 진단, 강좌 학습, 온라인 시험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모두 16개 강좌, 약 16시간 분량으로 미래 교사 관련 3개, 전공 관련 10개, 실험교육 관련 3개 강좌를 담았다. 시스템이 진단 결과에 따라 강좌를 추천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모든 교사에게 동일한 도구 설명을 반복하는 방식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일정도 분명하다. 참여자는 11월 30일까지 학습과 시험을 마치고, 12월 31일까지 증명서를 직접 내려받도록 안내받았다. 이 날짜는 학생의 수강 신청이나 AI 관련 자격시험 일정이 아니다. 대학 교원 대상 연수의 이수 기한이다. 26일 공지는 연수가 최근 온라인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하므로, 그날 전국 사업이 처음 출범했다고 읽어서도 안 된다.
이 연수가 흥미로운 이유는 세 분야의 구분에 있다. 미래 교사 역량과 전공 수업, 실험교육은 같은 AI 도구를 써도 부딪히는 문제가 다르다. 문헌을 읽는 수업에서는 근거와 인용이 중요하고, 실험에서는 장비의 조건과 실제 관찰을 생략할 수 없다. 좋은 문장을 만드는 능력과 학생이 직접 이해하도록 돕는 능력 사이에도 간격이 있다.
특히 소양 진단을 앞에 둔 설계는 연수의 목적을 생각하게 한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사람도 개인정보 처리나 결과 검증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전공 지식이 풍부한 교사는 학생이 AI로 만든 답을 그대로 제출했을 때 어떤 질문으로 이해를 확인할지 고민할 수 있다. 진단은 이런 차이를 드러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진단에 따른 추천이 곧 개인별 학습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공개 공지는 운영 구조를 설명할 뿐, 실제 참여 교원의 수업 개선 정도나 학생 성취를 보여주지 않는다. 추천 강좌의 적합성은 이수 뒤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바꿨는지로 확인해야 한다. 증명서 수가 많아지는 것만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중국어교육 현장에 적용한다면 과제를 작게 나누는 방식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학생에게 식당 대화를 생성하도록 한 뒤, 높임말과 상황에 맞는 표현을 직접 고르게 할 수 있다. 교사는 문법 오류뿐 아니라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지, 같은 요청을 더 부드럽게 표현할 방법이 있는지 묻는다. 이때 AI의 역할과 학생의 판단을 함께 기록하면 평가도 쉬워진다.
전공 수업에서는 출처를 따라가는 과정이 더 중요해진다. AI가 제시한 논문이나 통계가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원문과 요약의 차이를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학생이 최종 답만 제출하는 대신 어떤 근거를 버리고 어떤 근거를 채택했는지 보여주면 교사는 사고의 과정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과제는 도구가 바뀌어도 교육적 가치를 유지한다.
실험교육에는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 모의실험에서 그럴듯하게 나온 결과가 실제 장비에서도 재현된다는 보장은 없다. 가상 결과와 관측값을 구분하고, 측정 오차와 안전 절차를 직접 다루게 해야 한다. AI가 분석을 도왔다면 입력한 자료의 범위도 남길 필요가 있다. 보고서의 완성도와 실험 수행 능력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장치다.
한국 대학이 이 공지를 참고할 부분은 중국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옮기는 데 있지 않다. 교수자가 겪는 문제를 먼저 조사하고, 전공별 사례를 바탕으로 연수를 설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짧은 공통 강의 뒤에 실제 과제 수정과 동료 검토를 붙인다면 배운 내용이 수업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기 쉽다. 이수 시간은 최소 조건일 뿐이다.
학생에게도 사용 규칙을 미리 설명해야 한다. 아이디어 탐색에는 허용하면서 평가 과제의 최종 답 작성에는 제한할 수 있고, 번역을 허용하더라도 원문 이해를 따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강좌 안에서 기준이 자주 바뀌면 학생은 도구의 사용 여부보다 규칙을 추측하는 데 힘을 쓰게 된다. 교사연수는 이런 설명 능력까지 다룰 필요가 있다.
대학이 후속 성과를 공개한다면 어떤 도구를 구입했는지보다 어떤 수업 문제가 해결됐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설득력 있다. 학생이 근거를 더 정확하게 찾았는지, 교사의 피드백 시간이 줄면서도 품질이 유지됐는지, 도구를 쓰기 어려운 학생이 배제되지 않았는지 살필 수 있다. 이때 비교 조건과 한계도 함께 제시해야 사례를 다른 교실에 적용할 수 있다.
연수 뒤 작은 수업안을 하나씩 공유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존 과제와 수정한 과제를 나란히 놓고 학생에게 요구하는 사고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도구의 기능을 소개하는 발표보다 다른 교사가 바로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남는다. 학생 자료를 쓸 때에는 개인을 식별할 정보가 포함되지 않도록 정리해야 한다.
16시간 연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양 진단에서 출발해 전공과 실험을 구분한 이번 안내는 AI 교육의 초점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보여준다. 학생에게 무엇을 쓰게 할 것인가에 앞서 교사가 무엇을 검증하고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새로운 도구가 교실에 들어올수록 수업 설계라는 오래된 전문성의 가치는 더 커진다.
[참고자료]
시안교통대|2026년도 AI 고등교육 인재양성 교사연수 안내
https://ctld.xjtu.edu.cn/info/1006/6173.htm
教师先学,人工智能才能真正走进课堂
西安交通大学10月26日发布教师培训通知,介绍由教育部高等教育司主办的人工智能赋能高等教育人才培养系列培训。培训包括素养测评、课程学习和线上测试,共16门课程、约16学时,系统根据测评结果推送课程。学员应于11月30日前完成学习和测试,12月31日前导出证书。通知展示了教师培训的组织方式,但不能据此认定教学质量已经提高。评价成效还要观察课堂设计、证据核查、实验能力和学生的学习过程。
[어휘풀이]
教师培训 / jiàoshī péixùn / 교사연수
素养 / sùyǎng / 소양
测评 / cèpíng / 진단·평가
课程 / kèchéng / 강좌·교육과정
学时 / xuéshí / 수업 시수
证书 / zhèngshū / 증명서
核查 / héchá / 대조·검증하다
成效 / chéngxiào / 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