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문지호기자] 서울시교육청의 디지털교육, 학교 신·증설, 급식환경 개선 등 주요 사업에서 지난해 약 1864억원의 예산이 연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월과 불용이 모두 포함된 금액으로, 사업 자체가 취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연합뉴스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박범계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ICT활용교육지원 사업 예산 4433억원 중 984억원이 이월되고 42억원이 불용됐다. 합계 1026억원으로, 예산현액의 23.1%가 해당 연도 안에 집행되지 않았다. 학생용 스마트기기 ‘디벗’ 환경 구축과 기기 양품화 관련 이월액은 2024년 2172억원, 2025년 975억원이었다.
학교 신·증설 사업의 지난해 예산현액은 1051억원이었다. 실제 지출은 524억원, 이월은 473억원, 불용은 54억원으로, 연내 미집행액은 527억원이다. 지난해 예산의 절반가량이 계획된 연도에 사용되지 못한 셈이다. 2023~2025년 학교 신·증설 사업의 이월·불용액 합계는 약 1776억원으로 집계됐다.
급식환경 개선 사업에서도 2023년 451억원, 2024년 581억원, 2025년 311억원이 각각 이월되거나 불용됐다. 세 해의 합계는 1344억원이다. 이 사업에는 급식실 환기시설 등 시설 개선이 포함된다. 예산이 잡혔어도 설계·공사·조달 일정이나 사업 조건에 따라 집행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제공된 수치만으로 모든 지연의 원인을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2024년 ICT활용교육지원 사업의 예산현액은 5388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2215억원이 다음 해로 넘어갔으며 295억원은 불용됐다. 연내 집행되지 않은 금액은 2509억원으로 2025년보다 컸다. 디벗 관련 이월도 2024년에 집중됐다. 지난해 975억원까지 합하면 디벗 환경 구축과 기기 양품화 관련 이월은 두 해에 걸쳐 3147억원이다. 사업의 조달 시기와 보급·개선 일정이 여러 회계연도에 걸쳤는지 확인해야 수치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학교 신·증설은 학생 배치계획과 부지·건설 일정에 영향을 받는다. 급식실 개선 역시 공사를 학교 운영과 조정해야 하는 사업이다. 2024년 급식환경 개선 예산현액 1385억원 중 581억원이 이월되거나 불용돼 연내 미집행률은 42.0%였다. 같은 해 급식실 환기시설 전면 개선 관련 이월도 두 사업에서 약 78억원이었다. 각 사업의 이월 사유와 완료 예정일을 공개하면 단순한 미집행액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 필요한 시설이 언제 마련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자료는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을 포함한 교육감들은 교부금 개편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박 의원은 기존 사업 예산의 상당 부분이 제때 집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정 규모에 관한 판단에는 장래 수요와 동시에 현재 사업의 집행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월은 다음 연도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고 불용은 해당 회계연도에 쓰이지 않은 예산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집행률을 높이는 것만으로 사업의 질을 평가할 수도 없다. 학교 신설과 안전 시설 사업은 일정 지연의 원인, 사업별 진행 단계, 실제 개선 결과까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