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진로와 관심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 아래에서, 고교학점제 탐구활동 준비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학생이 적지 않다. 과목 선택이 곧 관심사를 보여주는 일이 됐지만, 그 분야의 탐구가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볼 기회는 드물다.
■ 과목 선택에서 수업 속 탐구로
교육 현장에서는 과목 선택과 수업 속 탐구, 진로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배움이 깊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심 분야를 정하고 과목을 골랐다면, 그 수업에서 스스로 질문을 세우고 확인해 보는 경험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과목을 고르는 시점에 그 분야가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을 찾는 학문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름만 보고 고른 과목에서 막상 무엇을 탐구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도 생긴다.
같은 과목을 들어도 어떤 질문을 품고 수업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남는 것이 달라진다. 교과 내용에서 출발해 왜 그런지, 다른 조건에서도 같은지를 묻고 직접 확인해 보는 습관이 탐구의 출발점이다.
입시 현장에서도 2028학년도 내신 5등급제 전환으로 등급의 변별력이 약해질수록 세특과 수행평가, 면접처럼 수업 안에서 수행한 탐구의 기록이 무게를 얻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무엇이 좋은 탐구인지 기준을 잡기는 쉽지 않다.
■ 이과만의 연구실이 아니다
교육 기업 TST가 고등학생 연구 멘토링 프로그램 'THE SELECT TEN'(셀렉트 텐) 1기 참가자 48명을 모집한다. 미국 8개 대학의 한국인 연구자와 국내 상위대학 4곳의 연구실 등 12개 연구실이 각 4명씩 학생을 맡는다.
미국 쪽 분야는 하버드(생물학), 스탠퍼드(생화학), MIT(전기·컴퓨터공학), 프린스턴(정치학), 예일(종교인류학), UC버클리(컴퓨터과학), 노스웨스턴(물리화학), 에모리(심리학)다.
멘토는 모두 해당 대학에서 현재 연구 중인 박사과정·박사후연구원이다. 이공계뿐 아니라 정치학·종교인류학·심리학 등 인문사회 분야가 포함돼, 문과 성향 학생도 자기 분야의 탐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공계 쪽도 생물학과 생화학, 물리화학처럼 자연현상을 다루는 분야부터 전기·컴퓨터공학과 컴퓨터과학까지 걸쳐 있다. 학생은 관심 분야에 맞는 연구실에 배정돼 4주 동안 그 분야의 방식으로 탐구한다.
인문사회 탐구라고 연구의 문법이 다르지는 않다. 비교 대상과 자료 선정 기준을 세우고 평가 지표와 대안 설명을 검토하며, 자료 비교만으로 원인을 증명했다고 단정하지 않는 훈련은 문·이과 모두에 필요한 역량이다.
고교학점제 탐구활동 준비를 이공계 실험으로만 떠올리던 학생에게는, 사회 현상이나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분야에서도 같은 엄밀함으로 질문하고 검증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연구자에게 직접 묻는 전공과 진로
수업은 2027년 2월 4주간 주 1회 Zoom으로 열리며 회당 최대 120분이다. 진행 언어는 멘토에 따라 한국어 또는 영어로 모집 전에 확정되고, 평가는 언어 능력이 아니라 질문의 논리와 근거를 본다.
1주차에는 분야를 이해하고 자기 탐구 질문을 세워 1쪽 제안서를 쓴다. 2주차 랩 미팅에서는 학생마다 약 20분의 발언 시간 동안 발표와 동료 검토를 거쳐 계획을 고치고, 4주차에는 20분씩 미니 연구발표를 한 뒤 최종 보고서를 낸다.
3주차에는 중간 점검과 함께 진로 탐색 시간이 마련된다. 멘토들은 한국과 미국의 연구실 문화를 비교해 들려주고 학생들의 전공·진로 질문에 답하는데, 과목 선택을 앞둔 학생에게는 그 분야 공부의 실제 모습을 연구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자리다.
멘토들은 자신의 연구 질문과 방법뿐 아니라 막혔던 지점과 생각을 바꾸게 한 근거도 들려준다. 교과서 속 학문이 실제 연구실에서는 어떤 질문과 시행착오로 이어지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랩 미팅의 동료들은 "틀렸어요" 대신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라고 묻도록 훈련받는다. 문과든 이과든 자기 주장을 근거로 설명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근거로 따져 보는 연습을 함께 하게 된다.
■ 장비 없이 집에서, 4주 뒤 남는 것
과제는 주 3~4시간 분량으로 별도 실험 장비나 고가 장비 없이 집에서 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사람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배정하지 않는다. 수료하면 탐구 제안서·연구 기록·최종 보고서·발표자료와 멘토의 서면 피드백이 남는다.
1기 참가비는 TST가 전액 지원하며, 전 과정이 온라인이라 교통·숙박 부담도 없다. 운영사는 사전 서면 동의 범위 안에서만 탐구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2기부터는 정규 과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 탐구활동 준비를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관심 분야의 연구자가 실제로 어떻게 질문하고 검증하는지 4주 동안 가까이에서 보고, 그 방식을 직접 따라 해 볼 수 있는 학습 기회다.
모집 대상은 예비 고1부터 고3까지이고 성적 조건은 두지 않았으며, 해외에 사는 한국 학생도 온라인 인터뷰로 지원 가능하다. 전형은 지원서·에세이 중심의 서류 심사와 지도 연구진 인터뷰 두 단계로 진행된다.
접수는 12월 15일에 마감하며, 지원과 문의는 메일(theselectten@naver.com)과 문자(010-8565-1009)로 할 수 있다. 종로엠스쿨 전국 지점도 프로그램 안내와 접수 상담을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