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임도현기자] 국내에서 감독형 자율주행시스템(FSD)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테슬라 차량의 기능을 비인가 장치로 활성화한 혐의를 받는 차주 등 80명이 송치됐다. 무단 개조에 따른 안전 문제와 함께 생산국에 따라 기능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국내 승인 기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아일보의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전날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80명을 송치하고 장비 21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은 올해 5월부터 10월 초까지 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한 행위다. 국토교통부는 중국산 테슬라 등에서 편법으로 기능을 켜는 사례를 파악해 지난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은 주로 유럽과 중국 등에서 비인가 장치를 구입해 차량에 연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 공개된 소스코드 등을 이용해 장치를 직접 제작한 사례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용 경험을 보고 구매 정보를 주고받은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별도의 브로커나 전문 판매 조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기능 활성화 기록을 차량에 남기지 않는 등 수사를 피하기 위한 정보도 공유했다.
경찰은 비인가 장치로 기능을 켜면 정식 업데이트를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서울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이 때문에 차량이 주행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오작동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FSD 사용이 가능한 차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례를 적용받는 미국산 테슬라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등록 테슬라 23만8968대 가운데 해당 차량은 5만3477대로 22.4%를 차지했다. 중국산 등을 포함한 나머지 18만5491대, 77.6%는 FSD 사용이 제한돼 있다.
미국산 차량은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국내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중국산 차량 등은 국내 기준을 따라야 하며, 국토부는 FSD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생산국별 허용 차이는 이처럼 적용되는 인증 기준과 특례가 다른 데서 발생한다.
주요 쟁점은 ‘자동차 규칙’의 주행보조 조향장치 관련 조항이다. 이 조항은 차로 변경 때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FSD는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차로를 바꾸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국토부에 FSD 적합성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승인 신청과 별개로 비인가 장치를 이용한 기능 활성화는 이번 수사에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다뤄졌다.
주행보조 기능에 대한 과신도 안전 문제로 거론된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응형 순항 제어 기능(ACC)이 작동하던 중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32건이며, 사망자는 23명이었다. 이는 ACC 작동 중 발생한 사고 집계로, 이번 FSD 무단 활성화 사건의 사고 실적과는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불법 개조 단속과 함께 기술 변화에 맞춘 제도 정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성용 중부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전공 교수는 “기술 변화에 맞춰 검증 절차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