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일자리 창출이나 창업 지원 등 경제적 자립에 치우쳤던 청년정책의 중심축을 사회보장 체계 전반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이나 예비 창업자로만 규정되던 청년을 복지 제도의 당당한 주체로 재인식하고, 취약 상황에 놓인 청년층을 위한 입체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사회서비스원 위기아동·청년정책센터(중앙청년미래센터)는 23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26년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에 참가해 전문 분과 세션을 개최하고 청년 사회보장의 체계적 전환을 위한 정책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청년은 왜 복지정책의 주류가 되지 못했는가? 고용정책의 대상에서 사회보장의 주체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 세션에는 학계 연구자와 현장 전문가, 정부 실무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참가자들은 기존 제도의 한계를 진단하고,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청년이 겪는 다각적인 삶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에 뜻을 모았다.
이번 분과 마련의 핵심 취지는 기존 일자리 중심 지원책이 지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청년들의 삶을 복지국가의 보편적 시각에서 살피는 데 있다. 특히 중병이나 장애를 가진 가족을 홀로 돌보는 가족돌봄 청년, 그리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고립·은둔 청년 등이 겪는 복합적인 난관을 집중 조명했다. 기존 제도가 구제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이 제기됐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최영준 연세대학교 교수는 ‘청년은 한국 복지국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가? 경계적 성인의 불안정 이행기 건너가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청년기를 성인기로 접어드는 불안정한 이행기로 정의하며, 복지국가가 이들의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정책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어 이정현 사회적 협동조합 ‘일하는 학교’ 대표가 ‘청년정책은 많은데, 왜 청년의 삶은 보이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 대표는 양적으로 확대된 기존 지원 사업들이 청년들의 실제 삶과 괴리되는 지점을 짚어내고, 복지 사각지대 현장에서 체감하는 사회안전망의 한계점과 시급한 개선 과제를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학계 및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다변화하는 청년 위기 유형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보장 체계 개편안을 논의했다. 토론자들은 정형화된 기존 복지 틀에서 벗어나 개별 청년의 복합적 수요와 맥락을 반영하는 유연한 맞춤형 지원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일시적인 수혜에 그치지 않고 일상성 회복, 원활한 관계망 형성, 적극적인 사회참여 등 청년의 삶 전반에 걸친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단기 지원 종료 이후에도 긍정적인 삶의 변화가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사후관리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내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강혜규 중앙사회서비스원 원장은 “그동안 청년 지원 정책의 규모가 양적으로 성장해 온 것은 사실이나, 이제는 청년 개개인의 삶에 깊이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생애 전환기에 직면한 청년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사회서비스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히며, 현장과 정책의 밀접한 연계성을 강조했다.
중앙청년미래센터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제언들을 바탕으로 위기 청년 및 아동이 직면한 다층적 문제를 세심히 점검할 방침이다. 나아가 유관 기관 및 학계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현장의 수요가 실제 국가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지원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