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시험지를 떠난 자리에서 더 선명해지기도 한다. 베이징대학교는 10월 15일 공개한 소식에서 전날인 14일 오후 중미 청년 교류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중국교육국제교류협회와 베이징대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양국 교육기관과 기업 관계자, 청년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이 같은 캠퍼스에서 질문하고 경험을 나누는 장면은 중국어 교육과 국제 교류의 접점을 보여 준다.
대학이 소개한 행사에는 학생들의 합창과 태극권 공동 공연, 교류 경험을 나누는 순서가 포함됐다. 같은 날 오후 학생들은 조를 나누어 캠퍼스도 둘러봤다. 이 소식은 10월 17일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최근 대학 교류 사례다. 행사 전체의 참석자를 학생 수로 바꾸어 읽거나, 한 번의 만남으로 참가자의 언어 능력이 얼마나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확인되는 것은 학생들이 경험을 나누고 함께 활동할 자리가 마련됐다는 사실이다.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에게 이런 자리는 공부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문법 문제의 답을 고를 때와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소개할 때 필요한 준비는 다를 수 있다. 상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듣고, 자신이 아는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묻는 과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배운 표현을 실제 사람과 나누어 쓰는 경험은 이후 무엇을 더 배우고 싶은지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것은 방문 자체와 대화의 내용을 연결한 구성이다. 대학은 참가 학생들이 자신의 교류 경험을 소개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를 다녀왔다는 이력보다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바꾸었는지 말하는 활동이 함께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참가자가 소개한 경험은 각 개인의 이야기다. 이를 한 나라 청년 전체의 생각으로 확대하지 않고 읽는 태도도 국제 교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한국 학교가 중국과의 학생 교류를 준비할 때도 이 질문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기관을 방문할지 정하는 일과 함께 학생들이 서로 무엇을 물어볼지 설계해야 한다. 등교 이후의 하루나 동아리 활동, 진로를 고민하는 방식처럼 상대와 경험을 비교할 수 있는 주제를 고를 수 있다. 거창한 발표문을 만들기보다 서로의 답을 듣고 다음 질문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생 두 팀이 각자의 학교생활에서 바꾸고 싶은 점을 하나씩 소개하는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대는 그 문제가 왜 생겼는지와 어떤 해결을 시도했는지 묻는다. 이 활동은 이번 베이징대 행사의 실제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 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 기자의 제안이다. 공통 주제를 정하면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 분명해지고, 그 설명에 필요한 중국어 표현도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다.
말하기 수준이 높은 학생만 교류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역할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질문을 정리하는 사람과 사진이나 자료를 설명하는 사람, 대화 내용을 기록하는 사람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서로의 말을 천천히 확인할 시간을 두면 짧은 문장을 사용하는 학생도 자신의 생각을 전할 기회가 생긴다. 교류의 목표를 유창한 발표 하나에만 맞추지 않고 여러 참여 방식으로 넓히는 접근이다.
번역 도구는 이런 활동을 도울 수 있지만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과정을 모두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자동 번역을 사용했다면 자신이 의도한 뜻으로 전달됐는지 다시 확인하고, 낯선 표현은 쉬운 말로 바꾸어 설명할 수 있다. 잘못 이해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도 대화에 포함된다. 학생에게는 완벽한 문장을 한 번에 말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면서도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연습이 될 수 있다.
방문 뒤의 활동도 교류의 내용을 바꿀 수 있다. 만나기 전에 궁금했던 점과 대화 후에 알게 된 점을 비교하고,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을 남기는 것이다. 상대의 학교를 소개하는 짧은 글을 서로 확인해 주는 방식도 가능하다. 사람과 문화를 설명할 때 자신이 보거나 들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돌아볼 기회가 된다. 경험을 정리하는 과정이 있어야 짧은 방문이 다음 배움과 이어질 수 있다.
국제 교류의 성과를 설명할 때도 참여 인원 외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이 직접 질문할 기회가 있었는지, 서로의 설명을 바탕으로 만든 결과물이 있는지,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내용을 정리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항목은 프로그램의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만남이 실제 학습으로 연결됐는지 묻는 기준이 된다. 교류의 횟수를 늘리는 일과 만남의 내용을 깊게 하는 일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중미 학생의 만남을 한중 교육 현장에 그대로 옮길 필요는 없다. 학교의 일정과 학생의 수준,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학교는 가까운 일상에서 출발해 자신들에게 맞는 질문을 만들 수 있다. 이미 맺은 협력 관계가 있다면 학생의 작은 공동 과제와 교사의 수업 교환으로 이어 보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기관의 관계가 학생의 배움에 닿도록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교류를 통해 다른 사회를 이해하려 할수록 한 번의 경험이 설명하는 범위를 아는 태도도 중요하다. 같은 나라의 학교라도 환경과 학생의 경험은 다양할 수 있다. 만난 한 학생의 말은 소중한 이야기이지만 그 사회 전체의 정답은 아니다. 학생이 직접 확인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구분해 말하도록 도우면, 외국어 학습과 함께 다른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는 대화의 방식도 배울 수 있다.
베이징대의 최근 교류 소식은 중국어 공부의 다음 장면을 생각하게 한다. 언어를 배우는 학생 앞에는 문제를 푸는 시간뿐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경험을 나눌 시간이 있다. 학교 방문을 함께 생각할 질문으로 연결하고 만남 뒤의 학습을 설계할 때, 국제 교류는 사진과 기념품을 넘어 더 오래 남는 경험이 된다. 중국어 교육도 그 대화에 참여할 힘을 기르는 과정으로 한층 구체화될 수 있다.
[참고자료]
베이징대학교 중미 청년 교류 행사 공식 소식
https://news.pku.edu.cn/info/7921/3308251.htm
발표일: 2026-10-15 / 행사 2026-10-14 오후; 교육기관·기업 관계자와 학생 등 300여 명; 학생만 300명으로 해석하지 않음; 한국 학교 활용 예시는 기자 제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