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교사의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전국 단위 연수를 시작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교사 발전 현장회의에서 국가 스마트교육 플랫폼의 교사발전센터를 개편하고, 교사 AI 소양 연수를 출범시켰다. 특히 연수의 성과를 수료 여부에만 맡기지 않고 실제 교육 문제의 해결, 교실의 긍정적인 변화, 학생에게 알맞은 학습 지원으로 판단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도구를 얼마나 많이 써 봤느냐보다 수업이 어떻게 달라졌느냐에 있다. 교사가 기능을 익혀도 학생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면 교육적 성과로 보기 어렵다. 반대로 교사가 반복 업무에 쓰던 시간을 줄이고 학생의 질문을 더 자세히 듣게 된다면 기술은 교육의 목적에 가까워진다. 이번 연수는 그런 변화를 전국의 학교로 넓히려는 출발점이다. 아직 모든 교사가 교육을 마쳤거나 효과가 입증된 단계는 아니다.
현장회의에서는 수업 준비, 교실 수업, 학습 평가, 수업 성찰, 학교 운영 등 다섯 영역의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이는 AI가 단순히 문제를 풀거나 글을 만드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교사의 일상적인 업무와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교사가 수업 전에 설명 자료를 준비하고, 수업 뒤 학생의 반응을 돌아보며, 다음 시간의 지도 방법을 조정하는 과정 전체를 살피겠다는 접근이다.
한국 학교가 이 움직임에서 참고할 부분도 연수의 규모보다 내용이다. 여러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빠르게 훑는 강의보다 교사가 실제로 겪는 어려움 하나를 해결하는 연수가 수업과 연결되기 쉽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다른 예시를 마련하거나,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단계별 자료를 만드는 식이다. 교과와 학생의 나이, 학습 수준을 먼저 정해야 도구에 요청할 내용도 구체적이 된다.
가령 분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수업 자료를 AI로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색깔이 선명하고 구성이 깔끔한 그림이라도 전체의 크기가 서로 다르면 학생에게 잘못된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다. 숫자와 그림이 일치하는지, 설명을 읽는 순서가 자연스러운지, 학생이 혼동할 부분은 없는지 교사가 확인해야 한다. 이 예시는 수업에서 생각해 볼 상황이다. 자료를 빨리 만드는 능력과 정확한 자료를 고르는 능력은 함께 길러야 한다.
학생별 학습 계획도 같은 원칙으로 다뤄야 한다. 시험에서 틀린 문제를 모으면 복습할 내용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결과만으로 학생의 능력을 단정할 수는 없다. 개념을 몰랐는지, 질문을 잘못 읽었는지, 긴장해서 실수했는지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사는 AI가 정리한 결과에 학생의 풀이 과정과 평소 질문을 더해 판단해야 한다. 학생과 나누는 짧은 대화가 기계의 분석보다 중요한 단서를 줄 때도 있다.
따라서 연수에는 결과를 검토하고 고치는 시간이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 교사가 생성된 자료를 읽고 오류를 찾아 수정한 뒤, 왜 바꿨는지 동료에게 설명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내용의 정확성을 보는 교사와 학생의 이해 수준을 살피는 교사가 함께 의견을 나누면 혼자 놓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쌓여야 교사는 AI의 답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수업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사람이 된다.
학생 정보의 처리 역시 실제 수업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이름을 삭제한 자료에도 특정 학생을 알아볼 만한 가족 상황이나 생활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연수 초기에는 실제 학생 자료 대신 연습용 자료를 사용하고, 학교가 이용하는 서비스의 자료 보관 방식과 운영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사 개인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기보다 학교가 입력 가능한 자료의 범위를 정해 주어야 현장의 혼란도 줄어든다.

평가에 AI를 활용할 때는 학생과 학부모가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자료의 초안을 만드는 데 쓰는지, 답안의 특징을 정리하는 데 쓰는지, 평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학생이 자신의 답이 잘못 해석됐다고 느끼면 다시 확인을 요청할 통로도 마련해야 한다. 도구의 작동 방식이 완전히 공개되지 않더라도 최종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남는다.
새로운 기술이 교사의 일을 늘리는 역설도 경계할 부분이다. 사용 실적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쓰거나 같은 자료를 여러 시스템에 반복해서 올리게 하면 절약한 시간보다 추가 업무가 많아질 수 있다. 학교는 AI를 몇 번 사용했는지보다 준비 시간과 수정 과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야 한다. 교사가 확보한 시간을 학생 상담이나 피드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학생에게 가르칠 내용도 달라진다.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근거를 찾아 교과서와 비교하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자기 말로 설명하게 할 수 있다. 과제에서는 어디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미리 알려 주는 편이 좋다. 활용 사실을 숨기게 만드는 수업보다 사용한 부분과 수정한 이유를 밝히게 하는 수업이 학생의 판단 과정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교사 연수와 학생 교육이 연결돼야 학교 전체의 활용 원칙도 분명해진다.
연수의 효과를 살피는 기록은 길고 복잡할 필요가 없다. 한 수업을 정해 준비에 걸린 시간, 교사가 고친 부분, 학생이 다시 질문한 내용을 남겨 볼 수 있다. 다음 수업에서 설명을 바꾼 뒤 반응을 비교하면 도구를 계속 사용할지 판단할 근거가 생긴다. 짧은 관찰을 모든 학생에게 적용할 성과로 확대해서는 안 되지만, 교사 자신의 수업을 개선하는 자료로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교사의 경험에 맞춘 지원도 필요하다. 처음 사용하는 교사는 기본 기능과 자료 검토 방법을 익혀야 하고, 이미 활용하는 교사는 교과별 문제를 동료와 함께 다뤄야 한다. 같은 강의를 일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서로 다른 어려움을 해결하기 힘들다. 연수 뒤 질문을 나누고 수정한 자료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하면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 교실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이번 정책은 AI 교육의 관심이 도구 보급에서 교사의 전문적인 활용으로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 학교 역시 무엇을 도입할지와 함께 어떤 수업 문제를 풀고 싶은지 물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할 성과는 연수 참여 숫자뿐 아니라 학생이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게 됐는지다. 기술의 속도에 맞춰 서두르기보다 교사의 판단과 학생의 배움을 중심에 두는 일이 연수의 방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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