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허유빈 기자] 대학축제의 풍경은 시대에 따라, 그리고 학교에 따라 다르다. 그중에서 유명 연예인의 무대가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학교가 다수 있다. 학생들에게 대학축제는 인기 가수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대학축제의 의미는 무대 위 공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학축제를 겪은 목포대, 성신여대, 인하대, 한세대,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축제에 대한 기억
축제에 참여하는 이유부터 달랐다. 한세대 학생은 학기 중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동기·선후배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축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목포대 학생은 1학년으로 처음 맞는 대학축제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공연과 부스, 이벤트를 동기들과 즐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 학생은 학교 전체에 부스와 무대가 마련되고 학생들이 축제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고 답했다. 동아리 부스 운영에 직접 참여한 것도 이유였다.
학생들이 축제에서 기억하는 장면도 단순히 연예인 공연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한세대 학생은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이 연예인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던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인하대 학생은 잔나비 공연에서 관객들이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함께 노래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반면 다른 인하대 학생은 자신이 아이디어를 낸 키캡 키링 부스를 운영해 예상보다 빠르게 물량이 판매된 경험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목포대 학생은 평소와 달라진 캠퍼스 풍경과 학생들이 운영한 부스를 인상적인 경험으로 들었다.
연예인 공연, 축제 참여를 좌우하는 요소인가
연예인 공연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세대 학생은 연예인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평소 쉽게 보기 어려운 가수가 학교에 와 공연하는 것 자체가 축제의 특별함을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지스트 학생도 평소 연예인에게 큰 관심이 없었지만, 연예인 출연 소식에 주변 학생들이 기대하고 실제 축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연예인 공연이 중요한 이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하대 학생도 연예인 출연 여부가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부스나 다른 행사는 축제 직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출연 가수는 사전에 공개되기 때문에 연예인 라인업이 축제가 다가왔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또 평소 콘서트나 페스티벌에서 돈을 내야 볼 수 있는 가수를 학교에서 만나는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없으면 축제에 가지 않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학생도 있었다. 한 인하대 학생은 유명 연예인이 없는 축제라면 거의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성신여대 학생 역시 연예인 공연이 없다면 축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하대 학생은 연예인이 없어도 참여할 의향은 있지만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축제에 연예인 공연이 반드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것만은 아니었다. 한세대 학생은 연예인이 오지 않는 축제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콘텐츠와 동아리 부스, 먹거리가 충분하다면 축제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목포대 학생도 연예인 공연도 재밌지만, 공연은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부스와 이벤트, 동아리 공연이 함께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연예인 공연의 역할을 둘러싼 학생들의 의견은 이처럼 달랐다. 일부에게 연예인은 축제 참여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였지만, 다른 학생들에게는 축제를 구성하는 여러 콘텐츠 가운데 하나였다.
축제에 모이는 사람의 범위 역시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한세대와 목포대 학생은 축제 기간 평소보다 외부 방문객이 많아졌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지스트 학생 역시 연예인을 보기 위해 찾아온 것으로 보이는 외부 방문객이 많았다고 답했다. 성신여대 학생은 자신 역시 축제를 계기로 처음 타학교를 방문한 외부 방문객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외부 방문객의 증가를 부담스럽게 받아들이는 학생도 있었다. 인하대 학생은 외부인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대학생끼리의 시간을 즐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학축제를 지역에 개방된 행사로 볼 수도 있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대학 구성원끼리의 경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축제’란?
학생들이 말한 좋은 대학축제의 조건에는 연예인 공연 외에도 여러 요소가 등장했다. 지스트 학생은 포토 부스와 포차, 동아리 부스, 푸드트럭 등 공연 전후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대 학생도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과 동아리 활동, 체험 부스와 먹거리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성신여대 학생 또한 공연과 먹거리, 이벤트를 중요한 요소로 들었고, 인하대 학생은 학생들이 함께 부르고 즐길 수 있는 공연과 다양한 부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학생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달랐지만, 축제 경험이 공연 하나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공통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의 경험에서 대학축제는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축제에 참여했고, 누군가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캠퍼스를 찾았다. 직접 부스를 운영하거나, 평소와 달라진 학교 풍경을 경험하거나, 관객들과 함께 노래했던 순간을 기억하는 학생도 있었다.
연예인 무대는 대학축제에 기대와 사람을 모으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축제를 경험하는 방식은 그보다 넓었다. 대학축제가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답 역시 결국 무대 위 출연자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콘텐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맺는 경험, 그리고 그 대학만의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질 때 대학축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