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을 대신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시대, 그 행동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기술 발전의 속도를 법과 제도는 어떻게 따라가야 하며,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이러한 과제를 다루는 국제사회의 새로운 인터넷 거버넌스 실험에 한국의 법·정책 전문가가 참여한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OCU) 스마트AI경영학과 이수영 연구교수가 2026 UN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의 파일럿 프로그램인 ‘인터넷 거버넌스 랩(Internet Governance Labs·IG Labs)’ 제안서 검토·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
IG Labs 검토그룹에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 기술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국제 전문가 65명이 참여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8명이 선정되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이 교수가 유일하다.
AI가 바꾸는 인터넷,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올해 처음 추진되는 IG Labs의 핵심 주제는 ‘AI와 인터넷(AI and the Internet)’이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인터넷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던 주체가 주로 인간이었다면,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정보를 수집·비교하고 판단과 행동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검색이 정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부터 AI 데이터센터와 인터넷 인프라, 개인정보와 데이터 활용, 알고리즘의 책임, 이용자의 자율성과 권리 등 기존의 인터넷 거버넌스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쟁점들이 등장했다. IG Labs는 이러한 문제를 원론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거버넌스 방안으로 발전시키고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누가 권한을 갖고,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교수는 이번 심사에서 법률·규제 및 제도적 거버넌스, 디지털 인권, 개인정보보호, 이의제기 및 구제 등의 관점으로 국제사회가 제출한 제안들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제안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개방성과 글로벌 상호운용성, 보안 및 회복력, 인권과 이용자 자율성, 시장 경쟁, 접근성과 포용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이 교수는 “AI 거버넌스는 이제 원칙 선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실제 기술이 작동하는 사회와 시장에서 누가 권한을 갖고 책임을 지는지, 문제 발생 시 이용자가 어떻게 이의를 제기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지 까지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법에서 AI·Physical AI까지.
국제법을 전공한 이 교수는 인터넷 거버넌스와 AI·디지털 정책, 신기술의 법·제도적 대응을 지속해서 연구해 왔다.
그동안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 위원장,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운영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UN IGF의 인공지능 정책네트워크(PNAI)와 디지털 포용 정책네트워크(PNDI) 등 국제 논의에도 활발히 참여해 왔다.
최근에는 연구 영역을 Physical AI와 스마트시티, 자율운항선박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AI가 온라인을 넘어 도시·교통·물류·선박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법적 책임과 안전, 데이터, 보험 및 규제체계 등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이들 분야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은 하나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어떤 규칙과 책임 구조가 필요한가.”
이번 IG Labs 참여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글로벌 인터넷 거버넌스의 구체적인 제안과 연결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더 많은 일을 수행하고, AI가 도시와 선박 등 현실 세계의 시스템과 연결되는 시대에는 기술과 법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며 “인간의 권리와 자율성, 안전과 책임, 그리고 인터넷의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지켜낼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축적한 인터넷 거버넌스 및 AI 정책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글로벌 논의에서 도출된 해법을 다시 국내 AI·인터넷 정책 발전으로 선순환 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6 UN IGF는 ‘지능의 시대, 인터넷 거버넌스의 방향: 우리의 공동 책임(Governing the Internet in the Age of Intelligence: Our Shared Responsibility)’을 주제로 오는 12월 14일부터 18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IG Labs의 출범은 AI 시대 인터넷 거버넌스의 질문이 단순히 ‘AI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넘어, ‘AI에게 어떤 권한을 부여하고 그 결과에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제도 설계 단계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교수의 이번 회의 참여가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는 새로운 규범과 제도적 해법을 국내에 연결하는 통로가 되고, 동시에 한국이 축적해 온 인터넷 거버넌스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