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의 성패는 영아보육, 해답은 가정어린이집

영아 발달권을 지키는 소규모 밀착 보육의 가치

공공성은 시설 유형이 아니라 접근성과 품질로 완성된다

가정어린이집의 ‘영아전문 공공보육기관’ 지정이 필요한 이유

▲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김선옥 경북이사. 사진=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 가정어린이집 교실에서 영아가 친구들과 자유로이 블록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유보통합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현장은 생애 첫 돌봄의 품질이 정책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김선옥 경북이사는 “유보통합의 출발점은 영아보육”이라고 강조하며, 가정어린이집의 공공적 위상 정립을 촉구했다.

 

유아교육과 보육의 이원화를 하나로 묶는 유보통합이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 유형에 따라 달라지던 돌봄·교육의 격차를 줄여 모든 아이가 공통의 기준 아래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게 하겠다는 통합의 취지는 명확하다. 현장의 시선은 그 기준의 핵심을 ‘영아’에서 찾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김선옥 경북이사는 첫마디로 “0~2세는 인생의 기초가 깔리는 결정적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때 형성되는 두뇌 구조와 정서 기반이 이후 발달 전 영역을 이끈다”며 “그래서 유보통합의 성패는 영아보육의 질로 가늠된다”고 밝혔다.

 

국내 영아보육의 실제 지형도는 정책 설계의 단서를 제공한다. 영아의 상당수가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공간은 소규모·밀착형 운영을 통해 개별성을 세밀히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에 김 이사는 “한 교사가 적정 인원을 맡아 수면 리듬과 기질, 정서 반응을 일상적으로 관찰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와 휴식, 놀이와 탐색이 하루 흐름 안에서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돕는 ‘생활 통합형’ 보육이 실현된다는 평가인데, 그는 이를 “생활 전체를 품는 보육”이라고 표현했다.

 

영아보육의 방향에 대해 그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는 개별성. 같은 달령이라도 아이는 모두 다르므로 획일적 프로그램보다 개별 발달을 읽어 내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했고,
둘째는 전문성. “영아발달 이해, 애착이론, 놀이 중심 상호작용 같은 실무 역량은 훈련을 통해 축적된다”며 현장 교사에게 체계적인 재교육과 멘토링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으며,
셋째는 지속 가능성. “영아는 안정적 관계에서 자란다. 교사 교체가 잦거나 기관이 불안정하면 정서적 혼란이 커진다”면서 행정·재정 지원으로 운영 안정성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정책 키워드인 ‘공공성’의 해석도 그는 분명하게 강조했다. 그는 “공공성은 국공립 비중의 숫자 경쟁이 아니다”라며, 모든 아이가 거주지와 무관하게 표준화된 품질의 보육에 접근하도록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영아보육에서는 교사 대 영아 비율의 현실화와 인건비 등 기본 비용에 대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지출이 아니라 생애 초기 발달권을 지키는 투자라는 인식 전환을 요구했다.

 

가정어린이집의 위상 정립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는데, 현장에서는 이미 영아전문기관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제도상 민간시설로만 분류돼 왔기에, 김 이사는 “정부가 ‘영아전문 공공보육기관’으로 공식 지정하면 국공립 수준의 질 관리와 지원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기준과 인력 기준, 교육훈련을 공적 틀로 일원화하면 기관 간 편차를 줄이고 부모의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사회 연계는 공공성을 생활권으로 확장하는 장치로 제시됐다. 그는 “가정어린이집은 마을과 가장 가까운 보육 거점”이라면서, 지자체·보건소·아이돌봄지원센터와 연동해 건강검진, 발달 상담, 양육 코칭, 긴급 돌봄을 연결하면 ‘마을이 함께 키우는 생태계’가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계는 돌봄 공백을 줄이고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화를 마치며 그는 출발선을 다시 강조했다. “부모는 안심하고 맡기고, 아이는 안정된 관계에서 자라며, 교사는 전문성과 보람을 유지해야 한다. 그 선순환의 첫걸음이 바로 영아전문기관으로서 가정어린이집의 제도적 인정이다.”라며, 이는 유보통합이 지향하는 ‘아이 키우기 걱정 없는 나라’의 실현이 현장이 축적해 온 방식을 제도 안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였다.

 

 

 

작성 2025.11.24 17:22 수정 2025.11.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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