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질병청 백신 관리 태만 적발... ‘곰팡이 이물질’ 인지하고도 1,400만 회분 접종 강행
- 이물질 신고 1,285건 중 10건당 1건만 제조사 통보... 국가 백신 관리 시스템 ‘구멍’
-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9만 회분 회수 없이 방치... 국민 안전보다 행정 편의 우선했나
- 전문가 제언: “백신 위해 정보 공유 체계 전면 재구조화 및 책임 행정 구현 시급”
국가적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코로나19 백신의 관리 실태가 처참할 정도로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백신 내 곰팡이 등 이물질 신고를 접수하고도 이를 조직적으로 방관하거나 제조사와의 정보 공유를 누락한 채 수천만 회분의 접종을 강행했다. 이는 보건 당국의 방역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사안으로, 백신 수급 및 안전 관리 전반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요구되고 있다.
감사원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 관련 신고는 총 1,285건에 달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이 중 약 10%에 불과한 사례만을 제조사에 통보하며 사후 조치를 방기했다. 특히 곰팡이와 같은 치명적인 오염 물질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보가 제조사에 제때 전달되지 않음으로써 원인 규명과 공정 개선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했다. 이는 행정 기관의 정보 차단이 국민 보건에 얼마나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분석된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위해성이 의심되는 백신 물량의 대규모 접종 강행이다.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과 동일한 제조번호(Lot Number)를 가진 백신 1,429만 회분이 아무런 제재 없이 전국 의료기관에서 계속 접종되었다. 통상적으로 의약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될 경우, 동일 공정에서 생산된 전체 물량에 대해 즉각적인 사용 중단과 정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질병청은 이를 묵인했다. 이는 백신 수급 차질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안전 확인 절차를 의도적으로 간소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백신 관리 시스템의 붕괴는 단순한 실무자의 과실을 넘어, 재난 대응 기구 내의 모니터링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의학적 관점에서 곰팡이 등에 오염된 백신은 단순한 부작용을 넘어 전신 감염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도핑 테스트의 엄격함이 종목의 권위를 지키듯, 보건 행정에서의 백신 안전성 검증은 방역 정책의 권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이번 사태로 드러난 질병청의 소극적 대응은 향후 국가 예방접종 사업 전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확산시킬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이번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백신 도입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백신 이력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현재의 객관적 지표를 직시할 때,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뿐이다. 향후 발전적인 전망을 토대로 감염병 위기 관리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안전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무적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관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