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가 거대한 기온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낮 기온이 최고 19도까지 치솟으며 초봄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반면, 해가 지면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치는 '두 얼굴의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경상권을 중심으로 한 극한의 건조함과 태풍급 강풍이 예고되어 화재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19일 발표를 통해 당분간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며 춥겠으나, 내일(20일) 낮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1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12도에서 19도 사이 분포를 보이며 포근한 날씨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이상 벌어지는 곳이 많아 급격한 체감 온도 변화에 따른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건강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에 따른 '해빙기 안전사고'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낮 동안 기온이 오르면서 강이나 호수, 하천의 얼음이 녹아 얇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단단해 보일 수 있으나 내부가 비어 있거나 결빙 상태가 불안정해 깨질 우려가 크므로 얼음 위 낚시나 보행 등은 절대 삼가야 한다. 또한, 그늘진 도로 나 터널 입출구 등지에 남은 눈이 녹았다 다시 얼어붙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 현상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늘 상태는 대체로 맑겠으나 건조함이 문제다. 현재 경북권 남부 내륙과 경남권 중·동부에는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며, 그 밖의 지역도 대기가 급격히 메말라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일부터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시속 70km에 달하는 강풍이 불기 시작해, 21일 밤에는 서해안과 동해안 일대에 시속 90km(초속 25m) 이상의 태풍급 돌풍이 몰아칠 것으로 관측됐다. 건조한 대기 속 강풍은 작은 불씨를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확산시킬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이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오는 22일 일요일에는 경기 내륙과 강원 내륙, 충청권 및 전북 내륙 등지에 한때 비가 예보되어 있다. 비의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건조함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된다. 해상에서도 21일 오후부터 서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최고 3.5m의 높은 물결이 일겠으며, 동해안에는 너울에 의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어 해안가 접근을 자제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계 변동성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이 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급변하는 기상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특히 화재 예방과 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날씨의 변덕이 심해지고 있다. 따뜻한 햇살 뒤에 숨은 강풍과 건조함, 그리고 얼음이 녹는 해빙기의 위험 요소를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만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