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의 아흐메드 샤라 대통령은 라마단 기간을 맞이하여 대규모 일반 사면령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무기징역 수감자의 형량이 단축되거나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형 집행이 완전히 면제되는 등 폭넓은 감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특히 무기 자진 반납이나 납치 피해자의 무조건적인 석방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처벌을 면제받을 기회가 제공된다. 또한 고령자나 중증 환자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수감자들을 위한 특별 사면 조항도 이번 계획에 포함되었다. 다만 반인륜적인 고문이나 인신매매, 그리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중대한 범죄 가해자들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엄격히 제외되었다. 이번 사면은 중동 지역에서 라마단 기간에 관례로 행해지는 자비의 조치 중 하나로 해석된다.
아흐메드 샤라 대통령의 첫 대사면령, 라마단 앞둔 파격적 결단의 이면
2026년 2월, 유난히도 시린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시리아의 도심 골목마다 낯설고도 뜨거운 온기가 감돈다. 오랜 내전과 갈등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이 땅에 들려온 소식은 다름 아닌 '대사면령'이다. 아흐메드 샤라(Ahmed Shara) 대통령이 취임 후 단행한 이번 조치는 단순한 법적 집행의 정지를 넘어, 벼랑 끝에 선 수많은 이들에게 던져진 '두 번째 기회'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남다르다. 이슬람의 거룩한 달인 라마단을 앞두고 발표된 이 결정은 과연 고통받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진정한 자비일까, 아니면 새로운 권력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정교한 정치적 연출일까. 우리는 법전의 딱딱한 문구 뒤에 숨겨진 인간의 얼굴과, 한 국가의 명운을 건 전략적 선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라마단의 달빛 아래 울려 퍼진 고해와 결단
이슬람 세계에서 라마단은 금식과 기도를 통해 자기 잘못을 씻어내고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성스러운 절기이다. 아랍권 지도자들이 이 시기에 맞춰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것은 오랜 관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흐메드 샤라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그 이상의 함의를 갖는다.
그는 단순히 관례를 따르는 수동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자비로운 강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노련한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취임 초기는 정권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샤라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회적 갈등의 불씨를 끄는 동시에, 자신이 국가의 법질서를 완벽히 통제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이는 한 영혼을 용서하는 온정과 국가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냉철함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그가 던진 사면의 메시지는 차가운 감옥 벽을 녹이는 온기가 되어 시리아 사회의 구석구석으로 스며들고 있다.
깎여 나간 형량, 그 수치에 담긴 삶의 무게
이번 사면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마치 정교한 세공사가 다듬어 놓은 보석처럼 세밀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감경 기준은 수감자들에게는 생명줄과도 같다.
먼저, 끝이 보이지 않던 '무기징역' 수감자들에게 20년형이라는 유한한 시간이 주어졌다. 이는 '영원한 단절'에서 '복귀를 향한 기다림'으로의 전격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또한 임시 중노동을 선고받은 이들의 형량은 절반으로 뚝 잘려 나갔다. 억척스러운 노동의 끝이 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그들의 가족들에게 먼저 눈물로 전해졌다. 일상의 사소한 실수나 행정적 절차 미비로 범법자가 된 이들은 형량 전체를 면제받고 당당히 사회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조치는 단순히 감옥의 수용 인원을 줄여 국가 재정을 아끼려는 계산기를 넘어서야 한다. 법의 이름으로 묶여 있던 손발을 풀어줌으로써, 다시 한번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인도적 결단으로 해석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을 발한다.
총구를 내리고 사람을 향하라: 조건부 사면의 역설
시리아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대목은 치안의 핵심인 '무기'와 '납치' 관련 범죄이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용서 대신 '자발적 이행'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불법 무기와 탄약을 소지한 자가 사면령 발표 후 3개월 이내에 이를 스스로 당국에 넘긴다면, 과거의 허물을 묻지 않고 형량을 탕감해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는 거리의 총구를 거두어들이고 국가의 물리적 안전망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납치 범죄 역시 마찬가지이다. 피해자를 대가 없이 석방하고 자수하는 경우에만 자비의 문을 열어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처럼, "용서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잘못을 스스로 되돌려 놓으려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라는 사실을 법적으로 명문화한 셈이다. 이는 시리아의 거리거리에 평화의 씨앗을 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시장의 숨통을 틔우는 실용주의적 고백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 배고픔과 경제적 몰락이다. 샤라 행정부는 이번 사면령의 또 다른 축을 '경제적 안보'에 두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외환 부족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리라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던 엄격한 규제들이 이번 사면을 통해 다소 유연해졌다.
불법 환전이나 외화 거래로 처벌받았던 경제 사범들이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은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는 범법자들을 처벌하는 것보다, 그들을 시장으로 복귀시켜 얼어붙은 실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국가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실용주의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이다. 밀수와 사이버 범죄에 대한 완화 조치 역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려는 고심의 흔적이 보인다. 법의 엄격함보다는 밥상의 풍요를 우선시하겠다는 지도자의 고백이 담겨 있다.
넘지 말아야 할 선: 고통의 기억과 정의의 기준
그러나 샤라 대통령의 자비에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차갑고 단호한 선'이 존재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고문, 인신매매, 그리고 자국민에 대한 중대한 권리 침해 행위는 사면의 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되었다.
이는 시리아가 국제 사회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우리는 경제적 실수는 용서할 수 있으나,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악행에는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라는 정의의 선언이다. 이러한 예외 조항은 대내적으로는 도덕적 기강을 확립하고, 대외적으로는 인권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고도의 정치적 장치이다. 죄질이 불량한 중대 범죄자들에게는 여전히 감옥의 문이 굳게 닫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노년의 고독과 질병의 고통을 어루만지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면령은 법전 너머의 '사람'을 보았다. 중증 질환으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과, 이미 황혼의 길목에 선 고령 수감자들을 향한 특별 사면 검토가 그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자동적인 석방이 아니다. 전문 의료 위원회의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차가운 철창 안에서 마지막을 기다리던 노인들에게 가족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을 기회를 준다는 것은 국가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품격이다. 샤라 대통령은 행정적 통제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통받는 인간을 향해 따뜻한 체온을 나누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닫힌 문 너머, 시리아가 꿈꾸는 내일
2026년의 대사면령은 시리아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내는 새로운 교향곡의 서곡과 같다. 때로는 웅장한 자비의 선율로, 때로는 날카로운 정의의 리듬으로 시리아 사회를 흔들어 놓고 있다. 아흐메드 샤라 대통령이 추구하는 '통제된 자비'는 사회 통합을 향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까.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감옥 문을 나서는 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두 번째 인생'을 통해 시리아의 재건에 벽돌을 얹어야 하며, 정부는 그 자비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도록 끊임없이 정의의 기준을 되새겨야 한다. 과연 이 조치가 오랜 증오의 사슬을 끊고 서로를 부둥켜안는 치유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정치적 미봉책에 그칠지는 우리가 모두 지켜보아야 할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