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대를 호령하던 사람이 죽어도, 그 죽음을 묻을 자리를 찾기까지 석 달이 걸렸다. 2026년 2월 28일, 이란을 37년 가까이 통치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첫 공습에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전쟁의 포연 속에서 그의 장례는 자꾸 미뤄지고, 시신은 석 달째 영면의 자리를 기다린다. 이제 테헤란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란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장례가 될 것이라는 그 의식의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권력의 정점에 섰던 한 인간의 마지막 길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그 무거운 행렬의 의미를 따라가 본다.
왜 석 달이나 미뤄졌나
이야기는 한 발의 공습에서 시작된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합동 공격을 개시하면서 전쟁의 막이 오르고, 그 첫 파상 공격에서 하메네이가 표적이 되어 숨진다. 향년 86세, 1989년부터 36년 6개월간 최고지도자 자리를 지켜 온 인물의 갑작스러운 최후다. 본래 국장은 신속히 치러질 예정이었다. 테헤란과 마슈하드에서 3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거행하기로 계획됐으나, 전쟁이라는 현실이 모든 것을 멈춰 세운다. 폭격이 이어지고 안보 우려가 도시를 짓누르는데, 어떻게 수십만이 모이는 장례를 치를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한 나라의 정신적 지주는 묻히지도 못한 채 봄을 보낸다. 죽음마저 전쟁에 인질로 잡힌 셈이다.
누가, 무엇을 준비하나
석 달이 흐른 지금, 테헤란의 시선은 다시 그 미뤄진 의식으로 쏠린다.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장례를 준비하기 위한 특별 본부가 꾸려졌고, 여러 기관이 계획과 조율에 나선다. 보안과 교통, 의전, 그리고 국제 사회의 참석이라는 네 갈래의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며, 당국은 모든 채비가 끝나는 대로 장례 날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다. 그러나 화려한 의식의 그림자에는 한 사람의 부재가 짙게 드리운다. 하메네이의 사망 후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약 일주일 뒤 후계자로 지명되어 제3대 최고지도자직에 오른다. 문제는 그 후계자의 상태다. 공습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는 권력을 넘겨받은 이후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복수의 보도는 그가 혼수상태에 빠져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고 전한다. 살아 있으되 보이지 않는 지도자, 그것이 오늘 이란의 자화상이다.
마슈하드로 향하는 길, 그날의 슬픔
그의 마지막 안식처는 고향인 마슈하드다. 시아파 이슬람의 심장인 그곳,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순례객이 찾는 이맘 레자 성지에 그가 묻힐 것으로 전해진다. 태어난 땅이자 아버지가 잠든 그 자리로 돌아가는 셈이니, 권력의 종착이 결국 흙과 핏줄로 귀결되는 풍경이다. 애도의 물결은 이미 여러 차례 일었다. 4월, 사망 40일을 맞아 전국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는 수천 명이 모여 슬픔을 함께했다. 5월 하순 테헤란의 한 사원에서도 사람들은 그의 초상 앞에 앉아 전쟁 희생자들을 기렸다. 테헤란 당국은 이번 장례에 이란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고위급 사절과 성직자, 인근 국가대표들이 대거 참석하기를 기대하며, 자국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이는 의식 중 하나가 되리라 내다본다. 그러나 그 거대한 규모의 이면에는, 전쟁과 협상 사이를 오가는 한 나라의 불안한 숨결이 함께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