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 시대의 불안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프랑스에서 열린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오는 4월 24일부터 6월 21일까지 피민코 재단에서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의 개인전 ‘Illumination’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기술 가속화가 초래한 현대 사회의 혼돈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 제목 ‘Illumination’은 단순한 빛의 개념을 넘어 숨겨진 구조와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비판적 각성’을 의미한다.
전시는 대규모 데이터 기반 설치 작업과 첨단 디스플레이 영상, 몰입형 오디오 비주얼, 드로잉 연작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피민코 재단의 상징적 공간인 라 쇼프리의 대형 구조를 활용해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서사적 경험 공간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관람 동선은 인공지능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1층 메인홀에 설치된 ‘Great Anxiety’는 AI 발전이 촉발한 집단적 불안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빛과 소리에 반응하는 구조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데이터 흐름을 물리적 감각으로 전달한다.
이어 2층 갤러리의 ‘Echo Chamber’는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양극화된 인식 구조를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은 챗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극단적인 긍정과 부정 사이로 유도되는 경험을 하며, 이분법적 사고 구조를 직접 체감하게 된다.
암실에서 선보이는 ‘Entanglement’는 인간과 기계, 유기체와 네트워크 간의 경계를 허물며 상호 연결된 존재로서의 관계를 조명한다. 몰입형 영상 속에서 관람객은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경험하며 기술과 생명의 공존 가능성을 탐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전시 제작 과정에서 파생된 ‘Plotter Drawing Series’도 공개된다. 이는 작가가 설계한 AI 데이터 흐름을 정밀한 선 드로잉으로 시각화한 작업으로,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탐구한다.
김동일 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첨단 기술과 예술적 성찰이 만나는 지점에서 양국 문화 교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관람객들에게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