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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cus 칼럼] 서울 AI 페스티벌 앞두고 갤러리가 묻다 – "AI는 질문하지 못한다"

권오상 SIMPLEXITY부터 의문의 AI까지, 2026년 AI 예술 전시가 던진 본질적 물음

휴머노이드 17종 DDP 집결하는 주말, 인천·강남 갤러리는 정반대를 보고 있었다

피지컬 AI 시대, 예술계가 주목한 건 '몸'이 아닌 '질문하는 능력'이었다


이번 주말인 2월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서울 AI 페스티벌 2026이 개막한다. 올해 주제는 피지컬 AI다.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고 작업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인공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17종의 휴머노이드가 한자리에 모여 걷고, 손을 움직이고, 사람과 대화한다. 기술은 AI에게 몸을 주는 단계에 도달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지난 몇 달간 서울과 인천의 갤러리들은 정반대 방향을 바라봤다. AI에게 손과 발을 주기 전에,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기계는 과연 스스로 질문할 줄 아는가. 명령을 받아 실행할 뿐, 왜라고 의문을 품지 못하는 존재를 우리는 창작의 파트너로 부를 수 있는가. 2026년 들어 한국 미술계는 AI의 화려한 생성 능력보다 그 본질적 한계를 비평하기 시작했다. AI 비평의 새로운 국면이다.

 

<Answers Without Questions>by AI Artist BookMagician 책마법사 = The Imaginary Pocus



생성 AI 예술, 신기함에서 본질로
2024년 AI 아트가 생성 기술의 신기함에 집중했다면, 2026년 들어 미술계는 점차 다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텍스트 프롬프트 몇 줄만 입력하면 전문 작가 수준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인상파 화풍의 풍경화,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캐릭터, 초현실주의 콜라주까지. 몇 초 만에 완성되는 AI 생성 이미지들은 경이로웠다.

 

초기에는 이 생성 능력 자체가 주목받았다. 갤러리들은 앞다투어 AI 아트 전시를 열었고, 관객들은 감탄했다. 하지만 이미지 과잉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은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화려한 픽셀 뒤에 진짜 창작자는 누구인가.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람인가, AI 알고리즘인가, 아니면 학습 데이터를 만든 수많은 원작자들인가.


2026년 들어 현대 미술계의 관심은 생성 기술 그 자체에서 AI와 인간의 본질적 차이로 옮겨갔다.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아트플랫폼 미디어 아트 전시, AI에게 질문을 던지다
이런 변화를 보여준 전시가 지난 겨울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렸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했다. 의문의 AI. 2025년 11월 20일 시작해 2026년 2월 1일 막을 내린 이 미디어 아트 전시는 AI를 도구가 아닌 질문의 대상으로 삼았다.

 

전시 기획 의도는 분명했다. AI의 철학적 한계를 정면으로 다룬다. AI는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고 반복한다. 새로운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도 결국 기존 데이터의 조합이다. AI는 미래를 상상하거나 질문하지 못한다. 인간이 축적한 정보의 거울일 뿐, 그 너머를 사유하지 않는다.

 

참여 작가들은 이 메시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인간이 그린 그림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AI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을 드러내거나, 알고리즘이 재현할 수 없는 인간의 감각을 강조했다. 전시를 관통한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AI는 답할 수 있지만,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가. AI 윤리와 창작 주체성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권오상 SIMPLEXITY 전시가 본 AI와 인간의 경계
비슷한 시기,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의 일상비일상의틈에서는 사진 작가 권오상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SIMPLEXITY: AI, 인간 그리고 예술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1월 28일 시작해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AI 시대 예술의 정체성을 묻는 전시다.

 

권오상은 사진을 오려 붙이고 재조합해 입체 조각을 만드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수천 장의 사진 조각을 쌓아 올려 하나의 인물 형상을 완성한다. 이 과정은 놀랍게도 AI의 이미지 생성 방식과 닮았다. 기존 이미지를 학습하고, 분해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조합한다.


그렇다면 인간 작가의 작업과 AI 생성은 같은 것인가. 권오상은 이 전시에서 AI 인간 차이의 결정적 지점을 보여준다. 인간은 왜 이 이미지를 만드는지 스스로 묻는다. 어떤 의미를 담을지,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할지 고민한다. 반면 AI는 주어진 프롬프트에 반응할 뿐이다. 왜 이 이미지인지, 다른 가능성은 없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전시 제목의 SIMPLEXITY는 단순함과 복잡함의 합성어다. AI 생성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알고리즘이 있고, 인간의 창작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AI 창작의 본질, 질문하는 능력에 있다
AI는 대답은 한다. 그것도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하지만 질문은 하지 않는다. 프롬프트 아트라는 용어 자체가 이를 말해준다. 프롬프트는 명령이다. 누군가 먼저 명령을 내려야만, 그제야 AI는 응답한다. 스스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것이 AI 질문 능력의 근본적 한계다.


미술사의 많은 전환점에는 질문이 있었다. 파블로 피카소는 왜 사물을 한 방향에서만 봐야 하는지 의심했고, 여러 각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입체파를 창안했다. 마르셀 뒤샹은 왜 변기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없는지 물었고, 일상 사물을 작품으로 제시하는 레디메이드 개념을 통해 현대미술의 판을 바꿨다. 백남준은 왜 TV는 일방적 매체여야 하는지 질문했고, 비디오 아트를 열었다.

 

창작은 답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다.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기존의 틀을 의심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 창작 주체성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AI는 인간이 만든 틀, 즉 학습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범위 안에서만 작동한다. 그 경계를 넘어서는 질문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이것이 2026년 미술계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DDP 휴머노이드 전시와 갤러리 AI 담론의 역설
이번 주말 서울 AI 페스티벌은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운다. 화면 속 가상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에서 걷고 물건을 옮기고 사람과 악수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다. DDP 전시장에서는 17종의 국내 개발 로봇이 실제 동작을 시연한다. 기술 기업들은 AI에게 더 정교한 손가락을, 더 민첩한 다리를, 더 인간다운 표정을 만드는 얼굴 근육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갤러리들은 정반대 방향을 응시한다. 몸이 아니라 정신을. 손가락이 아니라 의도를. AI에게 부족한 것은 팔다리가 아니라 왜라는 물음이라고 말한다. 이 간극이 2026년 AI 담론의 핵심이다.
기술과 예술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본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긴장 관계다. 기술은 AI가 할 수 있는 것의 범위를 끊임없이 확장한다. 예술 비평은 AI가 할 수 없는 것,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환기시킨다. 둘 다 필요하다.


AI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수록, 인간 고유의 영역이 무엇인지 더 분명해진다. 역설적이게도 AI의 발전은 인간성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2026년 질문에서 시작되는 AI Art
2026년 2월은 한국 디지털 아트와 AI 예술의 의미 있는 시점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생성 기술의 화려함에서 창작의 본질로 시선을 옮기기 시작한 순간. 휴머노이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걷는 이번 주말, 인천과 강남의 갤러리들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공기 중에 떠 있다. AI에게 걷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왜 걷는지를 물어야 하지 않는가. 명령이 아닌 질문에서 진짜 창작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질문은 분명해졌다. 그리고 바로 그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 AI 시대에 할 수 있는 가장 예술다운 일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느리게 사유하는 예술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작성 2026.02.27 01:48 수정 2026.02.2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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