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가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이 시장이 더이상 환상이나 기대감이 아니라 실적과 수익으로 증명되는 산업임을 보여줬다. 2025년 연결 기준 패스트파이브의 매출은 약 1,5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60억 원으로 집계됐고, 이는 설립 이후 11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기록과도 맞물린다.
사실 이 흐름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창업의 시대]는 앞서 공유 오피스의 전성기가 오고 있다는 점을 이미 짚은 바 있다. 당시 우리는 AI 시대의 확산, 1인 기업가 증가, 프로젝트 단위 협업 문화, 고정비를 줄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공유오피스가 다시 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그리고 이번 패스트파이브의 숫자는 그 전망이 단순한 감이 아니라, 시대 흐름을 읽은 해석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공유오피스가 다시 뜨는 이유는 분명하다. 먼저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사무실이 곧 회사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꼭 비싼 장기 임대 오피스를 고집할 이유가 약해졌다. 스타트업, 소규모 법인, 프리랜서, 1인 사업자, 프로젝트 조직은 필요한 만큼만 유연하게 공간을 쓰길 원한다.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공유오피스는 더 이상 ‘임시 공간’이 아니라, 가볍지만 효율적인 본진이 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의 실적은 그 변화가 실제 수익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회사 측은 기존 공간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위에 파트너십, 위탁운영, 등 이른바 에셋라이트 전략과 신사업 성과가 더해지며 수익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책상과 회의실을 빌려주는 공간이 아니라, 공간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관리 시스템을 묶어 플랫폼형 공간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이제 공유오피스는 “멋있어 보이는 사업”이 아니라, 운영 효율과 반복 가능한 구조를 갖춘 사업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입주율과 임대료 부담에 따라 손익이 크게 흔들리는 모델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최근에는 위탁운영, 제휴지점 확대, 기업 맞춤형 오피스 구축 등 수익원 다변화가 본격화 되고 있다.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예쁜 공간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공간을 지속적으로 채우고 운영하고 확장하는 시스템을 가진 곳이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 변화는 단지 패스트파이브 한 회사의 호실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AI 도구 확산으로 1인 창업과 소규모 팀 창업의 진입장벽은 더 낮아지고 있고, 기업들은 채용과 조직 운영을 과거처럼 무겁게 가져가지 않는다. 사람은 작아지고, 프로젝트는 빨라지고, 조직은 유연해진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사무공간은 대기업식 본사 건물이 아니라, 빠르게 들어가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거점이다. 공유오피스는 바로 그 변화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 중 하나다.
결국 이번 패스트파이브의 흑자 소식은 단순한 기업 뉴스가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선언에 가깝다. 공유오피스의 시대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제대로 시작되고 있다는 선언 말이다. 한 때 거품처럼 보였던 시장은 살아남을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그 안에서 실적을 내는 플레이어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을 먼저 감지했던 ‘창업의 시대’의 시선 역시 틀리지 않았다.
(사진= 패스트파이브 공식 홈페이지)

이제 질문은 “공유오피스가 다시 뜰까?”가 아니다. 질문은 오히려 이것이다. AI와 1인 기업의 시대에, 공유오피스는 어디까지 커질 것인가. 패스트파이브의 숫자는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강한 대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