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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78화 자장, 자장, 우리 아가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잠든 것은 아이만이 아니라 오늘의 나였는지도 모른다

오늘을 견뎌낸 나 자신에 대한 위로의 말, 자장, 자장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하루의 끝에서 마주한 조용한 장면

하루가 천천히 접히는 밤, 거실에는 트리와 작은 조명만 남아 숨을 낮추고 있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순간, 아들이 다가와 조용히 업어달라고 말했다. 

 

특별한 이유도, 특별한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아이는 잠들기 전, 아빠의 등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등을 내어주며 되살아난 시간

아들을 업고 거실을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 순간 오래된 시간이 자연스럽게 등에 함께 업혀 왔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 아기띠 속에서 작은 숨을 고르던 아이. 자장가 없이도 품 안에서 잠들던 밤들. 그때의 조용한 긴장과 애틋함이 지금의 밤과 겹쳐졌다.

 

달라진 무게, 변하지 않은 온기

이제는 아기띠에 담기지 않을 만큼 자랐고, 품에 안기기에도 버거운 무게가 되었다. 하지만 등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는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아이는 자라고 있었고, 나는 그 성장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사실이 문득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다.

 

잠든 것은 아이만이 아니었다

천천히 걷다 보니 아이의 숨결이 고요해졌고, 그와 함께 오늘의 나 역시 잠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바쁘게 흘러간 하루,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생각들, 말로 하지 못한 감정들이 아이의 체온과 함께 서서히 가라앉았다. 

 

자장, 자장. 잠든 것은 아이만이 아니라 오늘의 나였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순간이 남기는 깊은 흔적

아이를 키우며 깨닫게 되는 것은, 특별한 날보다 이런 평범한 순간들이 오래 남는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업고 몇 바퀴를 도는 짧은 시간 속에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이 겹쳐진다. 

 

부모의 삶은 이렇게 조용한 장면들로 채워지고, 그 장면들은 어느 날 문득 큰 의미로 되돌아온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오늘, 어떤 순간을 아이의 기억으로 남기고 있는가?

 

자장가는 노래가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이다.

아이를 재우는 짧은 순간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부모에게는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다. 

 

자장, 자장. 그 말 속에는 아이를 향한 사랑과 오늘을 견뎌낸 나 자신에 대한 위로가 함께 담겨 있다. 그렇게 또 하나의 하루가 조용히 접힌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2.23 10:35 수정 2025.12.23 11:20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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