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숨을 죽이고 있을 뿐이다. 4월 초 발효된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두 달을 넘긴 지금,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 해역에서 긴장이 다시 솟구친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측근들 앞에서 한 줄의 선을 그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멈췄던 포성이 다시 울린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모두가 그 가능성을 셈하는 위태로운 평화. 그 평화의 운명이 단 한 문장에 매달려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2026년 2월 28일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트럼프 행정부가 가담하면서 전쟁은 100일을 향해 달려왔다. 4월 초 휴전이 발효되었으나, 이는 종전이 아니라 잠정적 멈춤이었다. 트럼프는 이 휴전을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는 상태"라 표현하며, 이란이 내놓은 역제안을 "쓰레기 같은 문서"라 일축한 바 있다. 이란은 전쟁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대이란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고, 미국은 이란의 핵 보유 불가라는 원칙을 굽히지 않는다. 합의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그 틈으로 다시 불씨가 번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비공개 자리에서 측근과 보좌진에게 이란과의 전면전 재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한 '레드라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란이 미군을 표적으로 삼아 인명 피해를 낸다면, 휴전을 끝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더 큰 전쟁을 무릅쓰기보다, 몇 주 혹은 몇 달간 이어질 소규모 충돌은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같은 시기, 그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레바논 공격이 외교적 진전을 위협한다며 공격 중단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6월 3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미 하원은 또 하나의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행동 종식을 요구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이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가결되었다.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토머스 매시,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톰 배럿, 워런 데이비슨 등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같은 결의안이 올해에만 네 차례 시도되었고, 직전 표결은 212대 212 동수였으니, 이번 가결은 자기 당 대통령을 향한 의회의 명백한 반기이다. 다만 상징적 성격이 짙어 법적 구속력을 둘러싼 논란이 남고,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된다.
그 사이 가자 지구에서는 또 다른 새벽이 비명으로 깨어났다. 휴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의 야간 공습으로 한 가족의 부모와 세 자녀를 포함해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고 20명이 다쳤다. 무하바라트 지역 레비드 아파트 4층을 겨냥한 공격이 가장 참혹했다. 하산 레바흐 레비드 일가족 중 살아남은 이는 아홉 살 소녀 한 명뿐이었다. 2025년 10월 10일 가자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936명, 부상자는 2,903명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