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N 엔터스타뉴스ㅣ로이정 기자]
대구 문화예술 플랫폼 오픈대구에서 2026년 5월 15일부터 5월 25일까지 섬유작가 고금화의 기획 초대전 아리랑 그 너머 2026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인의 집단적 기억과 정서를 상징하는 아리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과 현재 그리고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서는 예술적 사유를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고금화 작가는 보자기와 조각보의 조형 원리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탐구해온 잇기와 겹침의 미학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중첩되며 보이지 않는 정서의 흐름을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실험을 넘어 삶의 흔적과 존재의 결을 담아내는 상징적 구조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전시의 핵심 주제인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를 넘어 이별과 그리움 그리고 희망과 회복의 서사를 내포한 한국인의 원형적 정서를 환기한다. 작가는 이러한 정서를 섬유라는 물성 위에 직조함으로써 시간의 층위와 감정의 결을 촘촘히 엮어냈다.
전시 공간은 자연의 빛과 섬유 그리고 색과 여백의 관계 속에서 관람객이 천천히 머무르며 사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작품은 단순히 감상하는 대상을 넘어 관람객의 내면 기억과 공명하는 장으로 작용한다.
고금화 작가는 이번 전시가 아리랑이라는 집단적 기억을 바탕으로 그 너머에 존재하는 개인의 시간과 감정을 다시 잇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통의 결이 오늘날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층별로 구성된 전시 공간은 각기 다른 소주제를 통해 아리랑의 의미를 확장한다. 1층은 근원의 울림을 주제로 삼베와 모시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해 한국인의 정서적 뿌리를 표현했다.
2층은 삶의 결, 시간의 직조를 주제로 재활용 섬유와 반복적인 바느질을 통해 시대의 흔적을 담아냈다. 3층은 흐름과 확장을 주제로 빛과 반응하는 섬유 작업을 통해 아리랑의 세계화와 문화적 소통을 시각화했다.
마지막 4층은 치유와 순환을 주제로 조각보의 확장된 해석을 통해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4층은 자연광이 드는 명상적 공간으로 꾸며져 상처를 감싸고 다시 이어지는 순환의 미학을 극대화했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이번 작업은 익숙한 감정의 표면 아래 잠재된 미세한 떨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작가는 천과 천이 만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조화를 시간의 구조이자 리듬으로 정의했다. 찢기고 나뉘었던 조각들은 다시 이어지며 완전하지 않기에 더 깊은 전체를 이루는 과정은 전통의 재현을 넘어선 사유의 장이 된다.
이번 작업에서 색동은 선명함을 내려놓고 낮은 채도로 변주되어 내면의 울림으로 전환됐다.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시대 섬유예술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