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에 총력전을 선포했다. 올해 수도권에서만 역대 최대 수준인 6만호 이상의 공공주택을 착공하고, 행정 절차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공급 시기를 대폭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각 지방 도시공사(SH, GH, iH)와 함께 ‘공공주택 공급점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확정했다.

◇ 5년 평균 대비 2배 물량… "상반기에만 1만호 쏟아낸다"
올해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 물량은 6.2만호로 확정됐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치이자 최근 5년 평균(약 3만호)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3기 신도시(1.82만호)를 비롯해 서울 성뒤마을, 성남낙생 등 소위 '알짜 부지'가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내년에도 7만호 이상의 착공 목표를 설정하며 공급 기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연말에 착공이 몰리던 관행을 깨고 전체의 16%인 1만호를 상반기 내에 조기 착공하는 '속도전'을 펼친다.
◇ '병목 현상' 제거하자 사업 기간 뚝… 행정 혁신의 힘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공정 관리의 혁신'이다. 그간 사업 지연의 주범으로 꼽혔던 인허가와 보상 절차를 동시 진행하거나 유관 부처 협의를 조기에 마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남교산은 송전선로 임시 이설 협의를 통해 착공을 3년 앞당겼다. 남양주왕숙은 한전과의 협업으로 7개 블록의 착공을 1년 단축했고, 광명시흥은 조사와 보상 절차를 병행해 4개월을 줄였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주택 공급은 국민 주거 안정의 핵심이며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할 때"라며 "종전의 관행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추가적인 조기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발표는 '물량'과 '속도' 면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지만,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와 물음표도 제기된다.
행정 절차를 단축하고 착공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부실시공이나 안전 관리 소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현재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폭등한 상태다. LH 등 공공기관이 공사비를 현실적으로 반영해주지 않으면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결국 '착공 숫자'만 채우는 목표가 될 위험이 있다."라며 정부의 투자 규모(40.7조원) 확대는 반갑지만, 고물가 상황에서의 실행력이 관건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착공이 곧 공급은 아니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부동산업 관계자는 "올해 착공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3~5년이 걸린다. 현재의 매매·전세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단기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다. 신규 착공만큼이나 기존에 멈춰있는 사업장들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물량 폭탄’과 ‘행정 혁신’으로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공사비 현실화, 시공 품질 확보, 재원 마련이라는 세 가지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이번 대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