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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칼럼] 1.29 부동산 대책, '숫자'의 화려함 뒤에 숨은 '실행력'의 그림자

멈춰버린 민간 엔진… 공공 주도 공급이 놓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

출처 : 나노바나나

오늘은 ‘기자의 눈’으로 최근 발표된 이재명 정부의 '1.29 부동산 대책'을 심층 진단해 보고자 합니다. 과연 이번 대책은 시장을 안정시킬 구원투수가 될까요, 아니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까요?

 

[기자의 눈] 1.29 부동산 대책, '숫자'의 화려함 뒤에 숨은 '실행력'의 그림자

정부가 새해 초부터 수도권 6만 호라는 파격적인 공급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 CC, 과천 등 핵심 요지를 망라한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단순한 경제 현상을 넘어 '국가 존립의 책무'로 보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정책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책 심리학적 우려와 경제학적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1. 과거의 답습: 서울 공급량 64%가 '재탕'된 정책

경제학에서 시장의 신뢰는 '예측 가능성'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이번 서울 공급 물량의 64%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주민 반발과 지자체 갈등으로 이미 한 차례 무산됐던 부지들입니다. 태릉 CC의 세계문화유산 보존 이슈,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고밀도 개발에 대한 우려 등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해야 하지만, "이미 안 됐던 곳이 이번엔 될까?"라는 의구심이 시장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2. 시장 구조의 외면: 민간 정비사업이라는 '핵심 엔진'의 결여

서울 주택 시장의 핵심 동력은 '민간 정비사업'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철저히 공공 부지 활용과 공공 주도 방식에 치우쳐 있습니다. 서울의 공급 구조는 재개발과 민간 택지를 통할 때 비로소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이주비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현장의 발목을 잡는 핵심 규제들은 이번 대책에서도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엔진을 꺼둔 채 바퀴만 갈아 끼우려는 형국입니다.

 

3. 엇박자 정책: 공급의 시그널과 규제의 압박 사이

이재명 정부는 1.29 대책으로 공급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라는 강수를 두며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가 여전한 상황에서 징벌적 과세는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뿐입니다. 정부는 이를 '정상화'라 부르지만, 시장은 이를 '버티기'로 응수하고 있습니다. 정책 신뢰도가 하락한 자리에 안전자산으로서의 부동산 선호 심리만 강화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4. 속도전의 과제: 내년 착공 물량은 단 4.9%

웅변가처럼 화려하게 선포된 '6만 호'라는 숫자 뒤에는 냉혹한 실체가 있습니다. 내년 실제 착공이 가능한 물량은 전체의 4.9%인 2,934가구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2027년 이후를 기약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공급 절벽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 중단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지자체와의 이견 조율,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번 대책은 또다시 '희망 고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 정치가 아닌 '경제'로 풀어야 할 때

부동산은 이념의 장이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국가 책무'로서의 주거 안정이 실현되려면, 공공 주도의 환상에서 벗어나 시장의 메커니즘을 인정해야 합니다. 민간의 활력을 되살리고, 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만이 웅변보다 강력한 정책의 힘을 발휘하는 길입니다.

지금 시장은 정부의 화려한 수사가 아니라, 현장에서 돌아가는 '굴착기 소리'와 규제의 '족쇄 해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의: 홍경화 bazak@naver.com

작성 2026.02.04 01:05 수정 2026.02.0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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