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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소리를 세상의 언어(פ)로 번역하다! 진정성 있는 소통의 기술

닫힌 입과 열린 입... 침묵의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터져 나오는 진실의 언어

영혼의 언어를 인간의 단어로... 가장 어렵지만 가장 고귀한 '창조적 번역'의 과정

공명을 일으키는 말... 화려한 수사가 아닌, 깊은 시선에서 길어 올린 한마디

왜 내 마음은 말로 다 표현되지 않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쏟아내며 살아간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 때면 종종 공허함이 밀려온다. "오늘 내가 한 말 중에 진짜 내 마음을 담은 말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자주 오해받고, 또 오해한다. 내면의 깊은 의도와 입 밖으로 나온 말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마치 내가 가진 훌륭한 원서(原書)를 형편없는 번역기가 망쳐놓은 기분이랄까. 이 답답한 소통의 난제 앞에서 히브리어 알파벳은 우리에게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바로 보는 눈 '아인(ע)'과 말하는 입 '페(פ)'의 관계를 통해서다.

 

AI 이미지 (제공: 미디어 울림)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언어가 태어난다

 

히브리어 알파벳의 순서는 그 자체로 거대한 지혜의 체계다. 열여섯 번째 글자인 '아인(ע, 눈/통찰)' 바로 다음에 열일곱 번째 글자인 '페(פ, 입/말)'가 온다. 이 순서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제대로 보아야(ע, Ayin), 제대로 말할 수 있다(פ, Pe)"는 소통의 제1원칙을 천명한다. 우리가 진정성 없는 말을 쏟아내는 이유는 입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아인'이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거나, 내면의 소리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פ)'는 문자 그대로 '입(Mouth)'을 뜻한다. 하지만 히브리 사고에서 입은 단순히 음식을 먹거나 소리를 내는 기관이 아니다. 신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했듯(창세기 1장), 인간의 입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외부 세계로 실현하고 창조하는 강력한 도구다. 따라서 '페'의 문제는 곧 '창조'의 문제이며, '관계'의 문제다.

 

 

침묵이라는 번역의 대기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의 깊은 통찰(아인)을 세상의 언어(페)로 오롯이 번역해낼 수 있을까? 이 과정에서 우리는 '페(פ)' 글자의 독특한 형태에 주목해야 한다.

 

단어의 시작이나 중간에 쓰이는 '페'(פ)는 안으로 구부러진 모습이다. 이것은 '닫힌 입', 즉 '침묵'을 상징한다. 아인(눈)이 포착한 진실을 즉시 내뱉지 않고, 내면에서 충분히 숙성시키고 묵상하는 '침묵의 시간', 즉 '인큐베이션'의 시간이다. 이 침묵의 대기실에서 영혼의 추상적인 느낌은 구체적인 언어의 옷을 입을 준비를 한다.

 

단어의 끝에 올 때 '페'는 곧은 페(ף, Final Pe)라고 한다. 곧은 페의 모양은 아래로 길게 뻗은 직선이 된다. 이는 충분히 무르익은 진실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터져 나오는 '열린 입', 즉 담대한 '선포의 시간'를 상징한다. 진정성 있는 소통은 이 두 단계의 균형에서 온다. 침묵(구부러진 페) 없는 말은 경박하고, 표현(곧은 페) 없는 통찰은 무력하다.

 

 

가장 어려운 번역, 영혼에서 언어로

 

우리는 외국어를 번역하는 것도 어렵다고 느낀다. 하물며 형체도 없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영혼의 울림(ע, 아인)'을 한정된 '인간의 단어(פ, 페)'로 번역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고난도의 작업일 것이다.

 

대부분의 소통 갈등은 이 '번역 과정'을 생략하는 데서 온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수고(아인) 없이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은 상대방의 영혼에 닿지 못하고 공중에서 흩어진다. 반대로, 내면의 진실을 보았으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입(페)을 다물어버리면 관계는 단절된다.

 

진정성 있는 소통이란, 화려한 언변술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깊은 심연(아인)에서 길어 올린 진실한 감정과 생각을, 가장 적확한 단어라는 그릇에 담아 상대방에게 건네려는 치열한 노력이다. 이 과정은 때로 고통스럽고 더디지만, 이렇게 탄생한 말만이 상대방의 '아인'을 울리고 깊은 공명을 만들어낸다.

 

 

당신은 영혼의 번역가이다

 

히브리어 알파벳 아인(ע)과 페(פ)는 우리에게 소통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교환하는 기계가 아니라, 서로의 깊은 내면을 언어라는 다리를 통해 연결하는 존재들이다.

 

당신의 입(페)은 당신의 눈(아인)이 본 것 이상을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진실하게 말하고 싶다면, 먼저 진실하게 보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 당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이 언어의 형태로 무르익을 때까지 침묵의 시간을 견뎌라.

 

스스로를 '영혼의 번역가'로 인식해 보라. 서툴고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깊은 시선이 담긴 진실한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페(פ)'라는 글자 안에 작은 '베트(ב, 집/내면)'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페의 휘어진 안쪽 공간을 보면 베트의 형상이 보인다. 이는 우리의 입이 단순히 외모의 일부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집을 세상에 드러내는 현관문임을 상징한다. 지금 당신의 현관문은 어떤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가?

 

 

 

작성 2026.01.19 08:05 수정 2026.01.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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