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com, pub-9005101102414487, DIRECT, f08c47fec0942fa0

[에세이 칼럼] 97화 씽씽 달려보자, 꼬챙이 썰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몸으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세상을 배우는 시간

아이들에게 몸으로 배우는 실패의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누군가의 일상이 과거를 불러오는 순간

며칠 전 블로그 이웃 ‘별꽃’님의 글을 읽다가 뜻밖의 시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스케이트장에 다녀온 이야기 속에서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 장면은 자연스럽게 필자의 어린 시절로 이어졌다. 

 

누군가의 오늘이, 다른 누군가의 어제를 두드리는 순간이었다. 어릴 적 골목에는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친구가 있었다. 앞바퀴 두 개, 뒷바퀴 두 개가 달린 그 신발은 당시 어린 나에겐 거의 텔레비전 속 장난감처럼 보였다. 

 

결국 그 친구가 한 번 타보라고 내게 건네주었고, 처음 신던 날의 설렘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균형을 잡지 못해 수없이 넘어졌고, 무릎과 손바닥에는 상처가 가득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은 바퀴 위에 익숙해졌다. 

 

넘어지며 균형을 배우고, 다시 일어서며 자신감을 쌓아가던 시간이었다.

 

몸으로 배웠던 성장의 감각

롤러스케이트에 익숙해질 즈음, 롤러브레이드라는 더 빠른 세계가 열렸다. 바퀴가 일자로 달린 신발은 훨씬 빠르고 불안정했다. 처음에는 겁이 났지만, 그 두려움을 넘어서자 바람을 가르는 감각이 찾아왔다. 

 

속도가 붙을수록 마음까지 가벼워졌다. 어린 시절의 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훈련이었다. 그 기억 위로 더 오래된 장면 하나가 겹쳐졌다.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 주신 ‘꼬챙이 썰매’다. 

 

나무판 아래에 쇠를 덧대고, 양손에 쥘 수 있도록 꼬챙이를 만들어 준 그 썰매는 겨울이면 시냇가 위를 달리는 탈것이 되었다. 얼음 위를 찍으며 앞으로 나아갈 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지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자연이 교실이던 시절

또한 비료포대를 타고 눈 덮인 산을 미끄러져 내려오던 기억도 마찬가지다. 속도를 조절하고, 나무를 피해 내려오는 기술을 몸으로 익혔다. 그 기술을 익히기 전까지는 넘어지고 부딪히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다. 

 

그 시절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자연이었고, 교과서는 몸이었다. 지금의 아이들은 다르다. 학원과 스마트폰이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 그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시대와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도 있다. 몸으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세상을 배우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억은 개인의 것이지만, 메시지는 사회의 것이다

이 추억은 개인의 향수로만 끝나지 않는다. 오늘날 아이들이 경험하는 세계는 점점 더 안전하고 관리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만큼 실패와 시행착오, 몸으로 배우는 감각은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잃게 하고 있는가. 놀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넘어져 본 아이만이 균형을 알고, 부딪혀 본 아이만이 조심함을 안다. 

 

꼬챙이 썰매 위에서 배운 균형과 두려움,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힘은 교과서로는 가르칠 수 없는 삶의 언어였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지금의 우리는 아이들에게, 몸으로 배우는 실패의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는가.

 

추억이 아니라 가치로 남아야 할 것

꼬챙이 썰매는 단순한 놀이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몸으로 배우는 인생의 연습장이었다. 빠르게 달리다 넘어지고, 다시 찍어 앞으로 나아가는 그 반복 속에서 삶의 리듬이 만들어졌다. 

 

오늘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은 필요하다. 안전하게 넘어질 수 있는 자리,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지, 그리고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 볼 수 있는 시간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놀이를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성장 그 자체로 다시 바라봐야 한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1.16 14:07 수정 2026.01.16 14:54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국민배우’ 안성기를 앗아간 식탁 위 비극, 기도 폐쇄 사고가 남긴 뼈아..
분노가 터질 것 같을 때,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분노가#성경이말한다 #야고..
설문을 받고도 “그래서 뭘 고쳐야 하지?”가#AI로1시간절약 #설문분석 ..
‘소리가 예쁜데’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 ②#단백질식단#접시구성#식단관리#다이어트방법#건강한..
전도서 1장 6절 묵상#전도서1장6절#바람과마음#흔들림속중심#말씀위에서기..
무궁화신문) 예수그리도. 세계칭찬주인공 및 대한민국칭찬주인공으로 선정하..
부동산 퇴로 없는 잔혹사. 5월9일 다주택자 비명
설원 위의 제2의 김연아? ‘여고생 보더’ 유승은, 세계를 홀린 은빛 비..
불안이 올라올 때,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성경이말한다 #이사야41장10절..
은혜는 ‘감동’인가?#은혜 #은혜오해 #일상신학연구소 #신학쇼츠 #말씀적..
자료 조사를 해 놓고도 결론이 흐릿하면#AI로1시간절약 #자료조사 #비교..
콩쿠르에서 ‘안전한 연주’가 밀리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
올바른 다이어트1#식사시간#식단관리#다이어트방법#건강한감량#다이어트오해
전도서1장5절 묵상#전도서1장5절#반복되는하루#시간의흐름#돌고도는인생#동..
"양도세 유예 없다" 확정에 서울 아파트 매물 급증... 강남권 급매물 ..
긴 글 읽다가 “그래서 핵심이 뭐야?”#AI로1시간절약 #문서요약 #핵심..
긴장을 없애려 할수록 더 흔들리는 이유#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무..
서울뷰티허브 2026 참여기업 100곳 모집… K-뷰티 수출 올인원 지원..
같은 곡인데, 왜 누구는 붙고 누구는 떨어질까#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
운동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질까#운동다이어트#살이안빠지는이유#다이..
전도서 1장 1절 묵상#전도서1장1절#전도자의말씀#삶에서길어올린신앙#왕의..
상을 기준으로 진로를 정할 때의 위험#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진로..
지도 흔적이 너무 선명한 연주#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지도흔적 #..
absolute를 했는데 내가 원하는 위치로 안옵니다. #Shorts
콩쿠르가 끝난 뒤, 바로 점검해야 할 것#콩쿠르비하인드 #입시비하인드 #..
다이어트가 자꾸 실패하는 진짜 이유#다이어트실패이유#건강한감량#다이어트오..
결국 살을 빼는 건 운동이 아니라 구조다#체중감량#생활습관#몸관리#회복중..
유튜브 NEWS 더보기

신의 구제 금융, 은혜언약의 이해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20)

유배된 생명이 겪어야 할 존재론적 망명 생활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9)

평택 진위 쌍용 대단지, 평당 900만원대 마지막 선택의 시간

겹겹이 쌓인 영혼의 결함과 일상의 일탈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8)

낙원을 잃어버린 인류가 마주한 두 개의 그림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7)

당신의 운명이 태어나기 전에 결정된 이유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6)

2월8일방송 아주특별한 하나님과의 인터뷰(3) 기도에 대하여 질문7가지

단 한 입의 열매가 무너뜨린 인류의 낙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5)

과녁을 빗나간 화살과 선을 넘어버린 발걸음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4)

AI 시대에 살아남기

[속보]트럼프,약값 잡았다! 위고비 20만원대 충격인하

자유라는 이름의 양날의 검이 빚어낸 거대한 비극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3)

말보다 라인으로 신뢰를 쌓는 벨루나뷰티

인간을 파트너로 격상시킨 신의 파격적 계약 조건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2)

모든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거대한 신의 경영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1)

AI도 복제할 수 없는 신성한 설계도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

공허한 무의 공간에 채워진 존재의 찬란함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

우리가 지금 이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 #관세협상

설계도를 현실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8)

거대한 설계도 위에 그려지는 우리의 오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