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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산청의 겨울이 위험하다

글 : 박우식 (산청행복연구소장 / 前 경상남도 건설방재국장)


[박우식의 산청 안전 리포트 5부작]

제1편: 문제 인식 (경고)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었다. 천왕봉에 눈이 쌓이면 산청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변하지만, 40여 년간 토목과 방재 행정을 다뤄온 필자에게 이 시기는 ‘낭만’보다는 ‘긴장’의 계절이다. 바로 도로 위의 시한폭탄, ‘블랙아이스(Black Ice)’ 때문이다.


블랙아이스는 아스팔트 틈새로 스며든 습기가 얇게 얼어붙는 현상이다. 운전자의 눈에는 단순히 젖은 도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마찰계수가 ‘0’에 가까운 얼음판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최근 5년간(2019~2023)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결빙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평균(1.4명)보다 약 1.7배 높다. 눈길 사고보다 오히려 더 치명적인, 말 그대로 ‘도로 위 암살자’인 셈이다.


문제는 우리 산청군이 지형적으로 블랙아이스가 형성되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수분 공급원’이다. 산청은 경호강과 덕천강이 흐르고 있어 새벽녘 물안개가 잦다. 이 수증기가 밤사이 영하로 떨어진 지표면과 만나면 순식간에 살얼음 막을 형성한다. 둘째, ‘그늘’이다. 산악 지형 특성상 국도 3호선의 교량 구간이나 단성면~시천면을 잇는 강변 도로는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아 노면 온도가 주변보다 2~3도 낮다.


데이터는 또 다른 역설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심야 시간을 걱정하지만, 실제 결빙 사고의 34.9%는 오전 6시에서 10시 사이에 집중된다. “해가 떴으니 녹았겠지”라고 방심하며 출근과 등교를 서두르는 그 시간이 가장 위험하다.


운전자들에게는 감속을 호소한다. 블랙아이스 위에서 시속 30km 이상 달리면 제동 거리는 평소의 3배, 4배로 늘어난다. 운전 실력은 통하지 않는다. 평소보다 50% 감속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법이다.


행정 당국에도 촉구한다. 인력에만 의존하는 제설은 한계가 있다. 상습 결빙 구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센서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염수 분사 장치’를 확충해야 한다. 겨울철 도로 안전은 단순한 교통 정책이 아니라, 군민의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의 문제다.














※본 기고문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로, 특정 정책·행정 판단·제도 개선에 대한 제안은 참고 의견에 해당합니다. 

본지의 편집 방향이나 공식 입장, 관계 기관의 정책과는 무관하며, 본지는 본 기고문의 내용에 대해 법적·행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작성 2025.12.20 18:50 수정 2025.12.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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