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유람 선수의 사회와 500명의 열기, 이지성이 던진 자본주의의 화두
토요일 오후, 숙명여대 강연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청중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당구 스타 차유람 선수의 세련된 사회로 시작된 이번 강연은 '자본주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3부까지 밀도 있게 진행되었다.
특히 1부에서 무대에 오른 이지성 작가는 특유의 통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으로 청중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는 강연의 포문을 열며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해온 한 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조명했다. 과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맥도날드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이 작가는 단순히 한 노인의 불행을 자극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자본주의 문맹'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지식인으로 평생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경제적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그의 질문은 현장의 청중들에게 깊은 울림과 동시에 서늘한 경각심을 안겼다.
엘리트의 몰락, '맥도날드 할머니'를 통해 본 자본주의 문맹의 위험성
이지성 작가가 언급한 맥도날드 할머니는 명문대 출신에 외무부에서 근무했던 당대의 엘리트였다. 그러나 그녀의 노년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무료 급식에 의존하는 처참한 생활로 점철되었다. 이 작가는 그녀의 비극이 단순히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배우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51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한 이후, 노동 소득이 끊긴 상태에서 자본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대한민국 대다수 중장년층이 처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교육 수준은 높으나 금융 문해력은 현저히 낮은 '자본주의 문맹' 상태에서는 평생을 바쳐 일한 대가가 노후의 빈곤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 작가는 맥도날드 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 개인은 결국 시스템에 의해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강하게 경고했다.
세상을 바꾼 소액 투자, 린다 스콧 러셀과 그레이스 그로너의 복리 신화
맥도날드 할머니의 비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로 미국의 린다 스콧 러셀 할머니를 소개했다. 그녀는 1950년대 한 보험회사의 주식을 소량 매수한 뒤, 이를 수십 년간 보유하며 배당금 재투자(DRIP)를 실천했다.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고 주식 분할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그녀의 작은 돈은 거대한 부로 불어났다. 그레이스 그로너 역시 마찬가지다. 1935년 180달러로 산 주식이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 700만 달러라는 거액이 되어 사회에 환원되었다.
이 작가는 이들이 특별한 천재였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우량 기업과 동행하며 '시간'이라는 비료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배당금을 다시 주식에 투자하는 DRIP 방식은 복리의 마법을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으로 강조되었다. 이는 자본주의의 원리를 이해한 평범한 개인이 어떻게 품격 있는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레이 크록과 워런 버핏의 지혜, 부동산과 우량주라는 강력한 이중 방벽
맥도날드의 창업자 레이 크록의 사례도 들었다. 레이 크록은 단순히 햄버거를 파는 상인이 아니라, 핵심 입지의 부동산을 장악하고 그 위에 사업을 올린 부동산 전략가였다. 맥도날드라는 브랜드 가치와 부동산 자산이 결합했을 때 비로소 무너지지 않는 제국이 건설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워런 버핏이 수십 년간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하며 얻은 막대한 부의 원천 역시 위대한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에 있음을 역설했다.
이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심지에 내 집 한 채를 보유하여 주거의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미국 우량주를 통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이 '방패'라면 미국 우량주 투자는 '창'과 같아서,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개인의 경제적 독립과 가족의 안위가 보장된다는 논리다.
생존을 위한 자본주의 공부, 미래를 바꾸는 결단과 이지성 작가 소개
강연의 마무리에서 이지성 작가는 자본주의는 냉혹한 전쟁터와 같지만, 규칙을 이해하는 이에게는 기회의 땅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맥도날드 할머니의 길을 갈 것인지, 린다 할머니의 길을 갈 것인지는 오늘 어떤 자산을 선택하고 소유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청중들에게 당장 눈앞의 수익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세상의 중심인 미국 시장과 핵심 부동산에 뿌리를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번 강연을 이끈 이지성 작가는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에이트' 등을 통해 수백만 독자에게 인문학적 성찰과 미래 통찰을 제시해온 베스트셀러 작가다. 최근에는 '에이트' 시리즈와 ‘미래의 부’등 경제 관련 저작 및 강연을 통해 AI 시대의 생존 전략과 자본주의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그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공부하고 실천하며 소유하라. 그것만이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