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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살률 경고등… 서울시, 협력 기반 ‘회복 중심’ 대응체계 전환 선언

2026 청년 자살예방 협력 간담회 개최, 6개 분야 12개 기관 참여

경제·주거·고립 등 복합위기 구조 확인… 통합 네트워크 구축 시급

회복의 비선형성·실무자 소진 동시 대응 필요성 부각

2026년 청년 자살예방 협력 간담회

서울시자살예방센터가 청년 자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을 ‘사후 개입 중심’에서 ‘협력 기반 회복 지원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센터는 4월 10일 ‘2026년 청년 자살예방 협력 간담회’를 열고 청년 자살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구조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자리에는 자립 지원, 금융 상담, 정신건강 서비스, 고립·은둔 청년 지원 등 6개 분야 12개 기관 관계자와 활동가, 당사자 등 21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유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서울지역 청년 자살 사망자는 5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자살 사망자의 26.7%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20대 자살률은 상승 흐름을 보였으며, 전국 자살률은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위험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청년 자살을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정신질환 경험자, 고립·은둔 청년, 자립 준비 청년, 성소수자 등 다양한 집단에서 자살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며, 일부 집단은 일반 청년에 비해 최대 15배 이상 높은 위험도를 보이는 것으로 공유됐다.

 

특히 경제적 불안정이 정신건강 문제와 맞물려 위기를 증폭시키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주거 불안, 취업난, 부채 문제 등 생활 기반의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심리적 취약성이 심화된다는 설명이다. 개인회생 절차를 경험한 청년 가운데 약 30%가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는 현장 사례도 소개됐다. 경제적 위기가 단절과 고립으로 이어지고, 다시 심리적 위기로 확장되는 연쇄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의 한계 역시 주요 쟁점이었다. 정신과 진료와 상담에 대한 심리적 부담, 공공기관 이용에 대한 낙인 인식 등이 도움 요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성소수자의 경우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중첩되면서 이중의 장벽을 경험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인식 개선과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기존 자살예방 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됐다. 청년의 자기 효능감과 성취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일방적 교육 방식으로는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체험형·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청년의 삶의 맥락을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기관 간 연계 부족도 구조적 한계로 드러났다. 유사 대상자를 여러 기관이 각각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 정보 공유와 통합 사례 관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장 의견이 나왔다. 공공 중심 운영 구조로 인해 민간 접근성이 제한되고, 서비스 운영 시간의 경직성도 개선 과제로 언급됐다. 청년을 중심에 둔 통합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데 참석자들이 뜻을 모았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청년 당사자의 회복 과정과 실무자의 소진 문제가 동시에 논의됐다. 청년의 회복은 직선적 경로가 아닌 호전과 재악화를 반복하는 비선형적 흐름을 보인다는 경험이 공유됐다. 이에 따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개입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시에 현장 실무자들은 고위험군 대응 과정에서 반복되는 위기 상황과 감정 노동으로 인한 소진을 호소했다. 청년의 재악화와 실무자의 피로가 상호 영향을 주는 ‘이중 소진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표준화된 청년 위기 개입 매뉴얼 개발과 실천 중심 교육 강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 기관들은 현장 경험을 반영한 공동 매뉴얼을 마련하고 보급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이번 논의를 토대로 회복 중심의 협력 모델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단순 상담 지원을 넘어 학교, 일터, 아르바이트 현장 등 청년의 생활 공간 전반에서 예방 체계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최남정 센터장은 “청년의 위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고 연대하는 과정이 정책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 간 협력이 청년의 삶을 지탱하는 연결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간담회에서 도출된 과제를 바탕으로 ‘서울 청년 자살예방 서포터즈 5기’를 추진하고, 참여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협의 구조를 통해 현장 의견을 정책과 사업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는 청년 자살 문제가 경제·주거·고립·정신건강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협력 기반 통합체계 구축, 접근성 개선, 표준 매뉴얼 개발이 핵심 과제로 도출됐다. 이를 통해 사후 대응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예방과 회복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지원 모델로 전환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 자살예방은 단일 기관의 과제가 아니다. 생활 기반 전반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력 네트워크와 장기적 회복 지원체계가 필수다. 서울시의 이번 시도는 위기를 관리하는 단계를 넘어 청년의 내일을 연결하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소개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서울시민의 자살을 막기 위해 24시간 위기상담 전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형 생명지킴이 교육, 생명사랑 자살예방 캠페인, 생애주기별 자살예방사업, 자살 유족 긴급서비스 사업, 서울시 25개 자치구 대상 교육/간담회/심리지원 연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작성 2026.04.13 23:22 수정 2026.04.1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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