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노후 원전 속 차오르는 '시한폭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포화 임계점

갈 곳 없는 고준위 폐기물, 낡은 수조에 쑤셔 넣기… 비상시 2차 대형 재앙 우려

영구처분장 공백 속 계속되는 습식저장조 관리… 비상시 냉각계통 안전성 및 수명연장 논란

신월성 1,2호기



[사회안전학교폭력예방신문= 이동훈 기자] "원자력 발전소는 화장실 없는 아파트와 같다."


원전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할 때 오랜 기간 상징적으로 사용되어 온 경구다. 원자로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나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격리할 최종 처분장이 국내에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을 짚은 지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영구처분장 부지가 확보될 때까지 각 원전 내부의 임시 습식저장조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고 있으나, 주요 원전 저장 수조의 포화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저장조의 안전성 관리 및 수명연장에 따른 폐기물 추가 발생 위험성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포화 임계점 다가온 임시 저장조… ‘밀집 저장’의 한계와 논란

사용후핵연료는 원수로에서 방출된 직후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최소 수년간 습식저장조 물속에 잠근 상태로 열을 식히고 방사선을 차단해야 한다.


문제는 수십 년간 가동된 국내 노후 원전들의 임시 저장 수조가 점차 용량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수원은 저장 수조 포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기존 거치대의 유격을 좁히고 중성자 흡수재를 보강하는 ‘밀집 저장(Reracking)’ 방식을 동원해 왔다.


그러나 학계와 환경단체에서는 "영구처분장 건설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밀집 저장을 통해 위험 밀도를 높이는 방식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비상 상황 시 안전 유격 부족으로 인한 열 제거 난이도 상승이나 재임계 우려에 대해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냉각 마비 시 우려되는 '방사능 화재' 시나리오

원자력 안전 전문가들이 습식저장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대형 지진, 장기 전력 상실, 혹은 수조 구조 이상 등으로 냉각 기능이 장기간 마비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때문이다.


수조 증발 및 노출: 수조 내부의 냉각수가 지속해서 증발하여 사용후핵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된다.


지르코늄 피복재 발화: 연료봉 피복관 재질인 지르코늄 금속이 고온(약 900℃ 이상)에서 수증기 및 산소와 반응하여 급격한 산화 및 발화를 일으킨다.


대기 유출 위험: 습식저장조 건물은 원자로와 달리 두꺼운 이중 격납건물 구조가 아닌 경우가 많아, 수조 내 방사능 화재 발생 시 방사성 세슘 등 기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학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일 수조에 밀집 축적된 폐기물량이 많을수록, 사고 발생 시 방출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이 증가할 수 있어 철저한 예방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수명연장에 따른 고준위 폐기물 누적과 세대 간 윤리 문제

이처럼 영구처분장 부지 선정과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한수원이 월성원전 등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원전의 가동 기간이 늘어날수록 고준위 폐기물 발생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최종 처분 대책도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을 연장 가동하는 것은 미래 세대와 지역 사회에 위험과 사후 처리 비용만을 넘겨주는 행위"라며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근본적 해법은 '안전한 관리 체계 및 정책 재검토'

한수원과 규제 당국은 "비상 냉각수 주입 설비 보강 및 다중 전원 확보 조치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임시 저장조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보강 조치와 별개로, 낡은 수조에 사용후핵연료를 장기 보관하는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노후 원전 수명연장에 대한 신중한 검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 그리고 투명한 공론화를 통한 영구처분장 부지 확보만이 다가오는 포화 위기와 안전성 논란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작성 2026.10.16 08:30 수정 2026.10.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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