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국민 인체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아…폐사체·분변 접촉은 피해야
- 동물 접촉 후 10일 이내 발열·기침·눈 충혈 나타나면 보건소 신고
겨울철새의 국내 남하가 시작된 가운데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에서도 물새와 오리과 조류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야생조류 예찰과 가금농장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해외 검출 건수의 증가는 야생조류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상황을 뜻한다.
사람의 감염 사례가 2배 늘었거나 일반 국민의 일상적인 감염 위험이 같은 비율로 커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일반 국민은 야생조류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가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낮아 인체감염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한다.
반면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참여자, 야생조류 폐사체·분변 채취자처럼 감염된 동물이나 오염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사람은 더 주의해야 한다.

해외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검출 2.1배
세계동물보건기구 집계에 따르면 유럽 등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은 2025년 1∼8월 1432건에서 2026년 같은 기간 2957건으로 증가했다. 약 2.1배 수준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는 닭과 오리, 야생조류 등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이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등 가금류에 심각한 증상과 높은 폐사율을 일으킬 수 있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해외 야생조류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늘면 철새의 이동을 통해 국내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 유입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야생조류 검출 건수와 사람의 감염 건수는 서로 다른 지표다.
철새도래지 10곳서 물새 5만7036마리 관찰
국립생물자원관이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0곳을 조사한 결과 물새류 73종, 5만7036마리가 관찰됐다.
조사지는 한강하구와 시화호, 삽교호, 금강하구, 만경강 하류, 무안·목포 해안, 순천만, 주남저수지, 낙동강 하류·하구다.
지난해 9월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역은 한강하구·시화호·삽교호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의 전체 물새류는 1만5606마리에서 2만3893마리로 53.1% 늘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되기 쉬운 오리과 조류는 같은 지역에서 6448마리에서 1만8678마리로 189.7% 증가했다. 약 2.9배다.
이는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3개 지역을 합산한 결과다. 전국 모든 철새도래지의 오리과 조류가 일률적으로 2.9배 증가했다는 뜻은 아니다. 삽교호에서는 전체 물새류와 오리과 조류가 모두 감소하는 등 지역별 차이도 나타났다.
야생조류 예찰 112곳으로 확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월부터 겨울철새의 초기 기착지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 위험이 높은 22곳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전체 예찰지점은 102곳에서 112곳으로 늘린다. 야생조류 분변을 채취하고 폐사체를 수색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계획이다.
몽골·일본 등과 협력해 위치추적기로 철새의 이동경로와 행동 특성을 분석하고, 국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유전형을 조사해 유입·확산 경로와 위험성을 파악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30일부터 철새 정보 알림 시스템을 통해 전국 축산농가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소독 차량과 드론을 이용해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장 진입로를 소독하고, 축산차량 출입 통제구간 280곳도 운영하고 있다.
야생조류 예찰 과정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검출 지점 반경 10㎞ 이내를 예찰지역으로 정한다.
정부는 이 지역에서 21일간 사람과 차량의 출입 통제, 인근 가금농가 검사,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 조치는 바이러스가 실제 검출됐을 때 적용된다.
전국의 모든 철새도래지 반경 10㎞에서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일률적으로 막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 국민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아
해외 야생조류의 검출 증가와 일반 국민의 감염 위험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일반 국민이 야생조류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가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인체감염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조류의 분변·사체나 분변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뒤 눈·코·입을 접촉할 때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사람은 감염 조류나 오염된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고위험군이다.
▲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의 종사자
▲ 감염 가금류 살처분과 오염 제거에 참여하는 사람
▲ 방역·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대응요원
▲ 야생조류 폐사체나 분변을 채취·처리하는 사람
▲ 발생지역에서 야생조류나 사체를 직접 만진 사람
이들은 방역당국의 지시에 따라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마지막 노출일부터 10일 동안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야생조류 사체·분변 접촉자 등에 대해 보건소가 인체감염 예방교육과 증상 감시를 시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철새를 보는 것만으로 감염되는 것은 아냐
철새가 있는 지역을 지나가거나 멀리서 관찰했다는 이유만으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고 볼 수는 없다. 감염된 조류나 사체, 분변, 오염된 물건·환경과 직접 접촉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철새도래지의 방역조치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정부는 겨울철새가 많이 모이는 강가나 저수지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한 지역에는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일반 국민이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수칙은 다음과 같다.
▲ 야생조류와 가금류의 사체를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 야생조류의 분변과 깃털, 오염된 물이나 흙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
▲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해도 옮기거나 직접 치우지 않는다.
▲ 폐사체가 여러 마리 발견되거나 이상 행동을 하는 조류가 보이면 관할 지방정부에 신고한다.
▲ 방역당국이 출입을 제한한 철새도래지와 바이러스 검출지역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 야외활동 후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다.
▲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야생조류 사체나 분변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살핀다.
철새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사체와 분변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대상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물 접촉 뒤 10일 이내 증상 나타나면 신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농장이나 검출지역에서 조류·동물 또는 사체·분변과 접촉했다면 이후 10일 동안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기침, 인후통, 근육통, 두통, 호흡곤란 등이다. 눈 충혈과 결막염, 안구 통증·불편감도 살펴야 한다. 해외에서는 뚜렷한 호흡기 증상 없이 눈의 불편감 등 안과 증상만 나타난 인체감염 사례도 보고됐다.
접촉 후 10일 이내 관련 증상이 생기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에 신고해야 한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도 야생조류나 가금류와 접촉한 사실, 방문한 지역과 시점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동물 방역과 사람 감염 예방은 구분해서 대응해야
이번 방역 강화의 우선 목적은 겨울철새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바이러스가 국내 야생조류에서 가금농장으로 확산하는 경로를 차단하는 데 있다.
야생조류 검출이 늘었다고 일반 국민의 인체감염 위험까지 같은 비율로 증가한 것은 아니다. 일반 국민에게 필요한 대응은 통제지역 준수와 폐사체·분변 접촉 금지, 손 씻기다.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참여자 등 직접 노출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는 개인보호구 착용과 노출자 관리, 10일간 증상 감시가 필요하다.
방역당국도 가금농장 방역과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구분하되,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오는 상황에 대비해 두 체계를 함께 운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