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가 벼랑 끝에 몰린 농업 현장을 구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장비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농촌 지역의 고령화 현상과 만성적인 인력난을 타개할 획기적인 승부수다. 시는 단순한 농기계 지원을 넘어, 지역 농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기술집약적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8일 청주시 농업정책국 친환경농산과는 2026년도 농업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12억 6천만 원의 매머드급 예산을 편성, 관내 핵심 농업인 및 농가단체를 대상으로 최신형 첨단농기계 33대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투입된 장비는 벼농사의 핵심 혁신 기술로 꼽히는 밀묘이앙기 20대와 항공 방제 및 파종에 최적화된 농업용 드론 13대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지원을 넘어 지역 농업 생태계에 4차 산업혁명의 DNA를 심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현장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밀묘·소식 재배 장비의 놀라운 효율성 때문이다. 전통적인 벼농사 방식은 뙤약볕 아래서 수많은 모판을 나르고 심어야 하는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보급된 밀묘이앙기는 제한된 면적의 모판에 볍씨를 빽빽하게 파종한 뒤, 모내기 단계에서 정밀한 기계 제어를 통해 소량의 모를 넓은 간격으로 심어내는 혁신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육묘 과정에 소모되는 엄청난 노동력과 농자재 비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마법과도 같은 기술이다.
실제 수치로 증명된 성과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청주시가 올해 밀묘이앙기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17개 농가단체를 대상으로 정밀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1,000㎡당 투입되는 모판의 개수가 기존 관행 재배 방식의 30개에서 18개로 무려 12개나 급감했다. 비용 절감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3,000㎡ 면적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필연적으로 소모되던 상토 사용량 역시 기존 10포 남짓에서 6포로 뚝 떨어지며 약 40%에 달하는 폭발적인 자원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농업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극적인 변화는 바로 '시간'과 '체력'의 보존이다. 기존 방식으로 하루 온종일 3명의 건장한 인력이 매달려야 했던 고된 농작업이, 최신형 이앙기 투입 이후 단 2명의 인력으로 반나절(0.5일) 만에 종료되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는 수확기나 모내기철만 되면 인건비를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극심한 구인난에 시달리던 농가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노동 피로도 감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부가가치다.
이와 더불어 창공을 가르며 정밀 농업을 수행하는 농업용 드론 13대의 활약상도 눈부시다. 과거 농약 중독의 위험을 감수하며 등짐 펌프를 짊어지고 땀방울을 흘리던 병해충 방제 작업은 이제 스마트폰과 조종기 하나로 통제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완벽히 대체되었다. 드론은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험지나 대규모 논밭 위를 자유롭게 비행하며, AI 센서를 통해 필요한 구역에만 정확한 양의 약제를 살포한다. 이는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은 물론, 농약 남용을 막아 친환경 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청주시는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형 정밀농업의 청사진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재 보급된 밀묘이앙기와 드론의 현장 활용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적 보완점을 찾아내는 한편, 다가오는 영농 시즌에는 기존 농기계에 부착해 스스로 밭을 갈고 모를 심는 '자율주행키트' 등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첨단 장비 보급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영농의 규모화와 기계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초기 진입 장벽인 '고가의 장비 구입비'를 관 주도로 덜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 우리 농촌은 유례없는 고령화와 청년층의 이탈로 인해 농작업의 기계화와 인공지능 자동화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하며, "앞으로도 탁상행정에 머물지 않고 농업인들이 영농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첨단장비를 촘촘하게 지원하겠다. 이를 통해 고된 노동의 굴레는 벗어던지고, 농가 소득과 경쟁력은 수직 상승하는 청주형 미래농업의 탄탄한 기반을 완성해 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청주시의 12억 6천만 원 규모 첨단농기계 지원 사업은 단순한 예산 집행을 넘어, 붕괴 위기에 처한 농촌의 노동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밀묘이앙기와 농업용 드론의 도입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며,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정밀농업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입증했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까지 접목된다면 청주시는 대한민국 농업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스마트 영농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