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첫발이 아프다면 족저근막염 의심…스트레칭·활동 조절 필요
- 당뇨병으로 발 감각 떨어졌다면 통증 없어도 매일 상처 확인
집 안에서 맨발이나 양말 차림으로 생활하는 고령자가 많다.
맨발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발바닥 통증이 있거나 균형 능력과 발 감각이 떨어진 시니어라면 딱딱하고 미끄러운 실내 바닥에서 무엇을 신고 생활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내화를 고를 때는 푹신한 정도만 봐서는 안 된다. 발에서 쉽게 벗겨지거나 밑창이 미끄러운 슬리퍼는 오히려 걸음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발바닥의 충격을 줄이면서도 발등과 뒤꿈치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맨발 자체보다 ‘딱딱한 바닥에서 오래 생활하는 상황’ 살펴야
맨발로 걷는 행위가 모든 사람에게 해롭거나 족저근막염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원 흙길을 잠시 맨발로 걷는 것과 단단한 실내 바닥에서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것도 다른 상황이다.
다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딱딱한 바닥에서 오래 서거나 걷는 활동과 쿠션이 부족한 신발을 족저근막염의 위험요인으로 설명한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조직이다.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고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반복적인 부담으로 미세한 손상이 쌓이면 발뒤꿈치와 발바닥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미 발바닥 통증이 있다면 단단한 바닥에서 맨발로 오래 걷거나 서 있는 시간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면서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실내 신발을 활용할 수 있다.
양말만 신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없는 양말은 마루나 타일에서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 근력과 균형 능력, 발 감각이 저하된 고령자는 작은 미끄러짐도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로 70세 이상 고령자 765명을 추적한 미국 연구에서는 집 안에서 발생한 낙상의 51.9%가 맨발이거나 양말만 신었거나 슬리퍼를 착용한 상태에서 일어났다. 낙상 당시 이런 상태였던 사람은 다른 신발을 신었던 사람보다 중대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 수치는 맨발·양말·슬리퍼를 착용한 고령자 가운데 51.9%가 넘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연구 참여자에게 발생한 ‘집 안 낙상 사고’를 분석한 결과다.
관찰연구이므로 신발 상태가 낙상을 직접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건강 상태와 주거환경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푹신한 슬리퍼보다 ‘발을 잡아주는 실내 신발’
여기서 말하는 실내화는 뒤가 열린 일반 슬리퍼를 뜻하지 않는다. 발등과 뒤꿈치를 잡아주고, 밑창이 미끄럽지 않으며, 발바닥 충격을 적절히 줄여주는 실내 신발에 가깝다.
족저근막 통증만 생각하면 쿠션과 발바닥 아치 지지가 중요하다. 낙상 위험까지 고려하면 신발이 발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족저근막염이 있을 때 바닥이 얇고 딱딱한 신발을 피하고 충격 흡수가 좋은 신발을 착용하도록 안내한다.
발뒤꿈치 쿠션이 충분하고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는 깔창이 있는 신발을 권하며, 지지력이 부족한 평평한 신발이나 슬리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고령자에게 발에 잘 맞고 굽이 낮으며 밑창의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권한다. 발이 안에서 움직이는 헐거운 신발, 밑창이 닳거나 미끄러운 제품, 뒤가 없거나 발목을 지지하지 못하는 신발은 피하도록 안내한다.
실내 신발을 고를 때는 다음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 걸을 때 뒤꿈치가 쉽게 들리거나 빠지지 않는가
▲ 벨크로·끈·넓은 밴드 등이 발등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가
▲ 밑창에 미끄럼 방지 무늬가 있고 심하게 닳지 않았는가
▲ 발가락을 움직일 공간은 충분하면서 발 전체가 헐겁지 않은가
▲ 굽이 낮고 바닥이 좌우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가
▲ 발바닥 충격을 줄일 적절한 쿠션과 아치 지지가 있는가
쿠션이 두껍다고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밑창이 지나치게 푹신해 발이 좌우로 흔들리면 균형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직접 신고 걸어보면서 발이 신발 안에서 밀리거나 벗겨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침 첫발이 아프다면 족저근막염 확인해야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나타나는 발뒤꿈치 안쪽 통증이다.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거나 걷기 시작할 때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조금 걸으면 통증이 줄었다가 오래 서 있거나 활동량이 많아지면 다시 심해지는 양상도 흔하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어 발이 아픈 것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발뒤꿈치 통증이 모두 족저근막염인 것은 아니다. 피로골절, 아킬레스건 질환, 관절염, 신경 압박 등도 비슷한 부위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실내화는 치료제가 아니라 보조수단
실내 신발이나 깔창은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지만, 실내화를 바꾸는 것만으로 족저근막염이 치료되거나 예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2023년 족저근막성 뒤꿈치 통증 임상진료지침은 발바닥 근막과 종아리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을 권고한다.
깔창이나 발 보조기는 다른 치료와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단독 치료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아침 첫발을 내딛기 전이나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서기 전에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안내한다.
의자에 앉아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 뒤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몸 쪽으로 천천히 당기는 방법이다. 벽을 짚고 뒤쪽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을 늘리는 동작도 활용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장시간 걷기와 등산, 달리기처럼 발바닥에 반복적으로 충격을 주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 증상이 가라앉으면 활동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 있다면 ‘아프지 않다’고 안심해선 안 돼
당뇨병으로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발의 통증과 온도 변화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실내 신발 안에 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물집과 상처가 생겨도 발견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청은 당뇨병성 족부병증이 통증 없이 진행돼 감염이나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당뇨병학회도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으면 매일 발을 살펴 상처와 물집, 붉은 부위, 굳은살 등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당뇨병이나 발 감각 저하가 있는 시니어는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실내 신발을 신기 전 안쪽에 이물질이나 거친 부분이 없는지 살핀다.
▲ 매일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상처·물집·붉은 자국이 없는지 확인한다.
▲ 발바닥이 보이지 않으면 거울을 사용하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
▲ 신발이 무지외반증이나 굽은 발가락 등 돌출된 부위를 누르지 않는지 살핀다.
▲ 상처·진물·부종·피부색 변화가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확인받는다.
밤에도 아프거나 붓고 뜨거우면 진료 필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실내화 교체나 자가 스트레칭에만 의존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충분히 쉬고 스트레칭해도 통증이 계속돼 일상생활이 어렵다.
▲ 다친 뒤 심한 통증이 생겼거나 체중을 싣고 걷기 어렵다.
▲ 발이 심하게 붓거나 붉고 뜨거운 증상이 나타난다.
▲ 밤에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있다.
▲ 발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진다.
▲ 발에 생긴 상처가 낫지 않거나 진물·고름이 나온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가 약한 고령자는 피로골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갑자기 걷기 운동량을 늘린 뒤 발뒤꿈치 주변의 넓은 부위가 계속 아프거나 누를 때 통증이 심하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발과 함께 집 안 동선도 점검해야
발에 잘 맞는 실내 신발을 착용해도 바닥에 전선이나 작은 물건, 들뜬 매트가 있으면 낙상 위험은 남는다. 화장실과 침실 사이에는 야간 조명을 마련하고, 바닥의 물기는 바로 닦아야 한다.
발 통증이 지속되면 걷는 양이 줄면서 하체 근력과 균형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통증을 참고 걷기 운동만 늘리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실내 신발은 모든 고령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해답이 아니다. 발 통증과 변형, 균형 능력, 당뇨병 여부, 주거환경을 함께 살펴 선택해야 한다.
발이 아프거나 낙상 위험이 높은 시니어라면 맨발·양말·헐거운 슬리퍼를 습관적으로 선택하기보다 발에 잘 맞고 뒤꿈치가 고정되며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실내 신발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