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 세 곳 중 하나가 비었다
광주에서 가장 유명했던 번화가 충장로. 그런데 지금은 가게 세 곳 중 하나가 문을 닫은 채 비어 있다. 공실률 32.2%, 쉽게 말해 걸어가다 보면 셔터가 내려진 가게가 계속 눈에 띈다는 뜻이다.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 동성로, 부산 광복동 같은 다른 대도시의 옛 중심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물건은 온라인에서 사고, 놀 거리는 대형 쇼핑몰로 가니 굳이 오래된 거리까지 올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달리기가 골목에 건강한 활력을 만든다
그런데 요즘 '달리기'가 이 문제를 푸는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함께 달리고, 끝나고 나서 밥을 먹고,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경험이 된 것이다. 서울 성수동에서는 러닝 크루 사람들이 모이면서 주변 카페와 가게 매출이 함께 올랐다.
일본 도쿄에서는 운동화 브랜드가 러너들이 짐을 맡기고 운동 뒤 쉬어갈 수 있는 상설 공간을 만들었더니 동네 전체에 사람이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 번 하고 끝나는 행사로는 부족하고, 매일 찾아올 수 있는 고정된 공간이 있어야 사람들이 계속 온다고 말한다.
거리를 지키는 상인들의 몸은 누가 돌보나
한편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제도 있다. 골목을 수십 년째 지키고 있는 상인들의 건강이다. 좁은 매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서서 일하다 보면 다리가 붓고 허리가 뻣뻣해지는 것이 일상이 된다. 어깨와 손목 통증을 달고 사는 상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게를 오래 비울 수 없어 병원이나 운동 시설을 찾기 어렵고, 짧은 시간에 몸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프라는 상권 안에 사실상 없다. 손님을 다시 불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상권이 오래간다는 이야기다.
러닝 공간과 건강 케어, 한 곳에 담다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보려는 시도가 광주 충장로에서 나오고 있다. 광주 동구에서 피트니스 브랜드 '계절피트니스'를 운영하는 정성욱 대표는 광주 시티런 커뮤니티를 이끌며 수백 명의 청년을 옛 중심가로 모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충장로 빈 가게에 광주웰니스 복합공간 '웰니스 스테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매일 러너들이 모여 함께 달리고 돌아오는 상설 러닝 공간이면서, 골목 상인들이 점심시간에 20~30분만 들러 간단한 운동과 전문 회복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건강 케어 공간을 결합한 형태다.
러닝을 마친 청년들이 주변 식당·카페에서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발행해, 골목 전체가 함께 살아나는 구조다. 광주광역시의 지원 사업과 연계해 이르면 올여름 문을 열 계획이다.
골목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건강한 움직임이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이 골목을 살린다. 러닝과 웰니스를 매개로 옛 중심가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충장로의 프로젝트가 그 가능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