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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 19년차 방송작가가 말한 화려한 방송 뒤의 진짜 현실

“대본보다 중요한 건 사람”… 19년차 방송작가는 왜 ‘인간을 조율하는 직업’이라 말했나

새벽 전화·감정 소모·끝없는 섭외… 방송 뒤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노동

“AI는 질문하지 못한다”… 19년차 방송작가가 말한 인간 창작의 영역

 화려한 방송 화면 뒤에는 늘 이름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시청자는 완성된 장면만 기억하지만, 그 장면 하나를 위해 누군가는 새벽 전화를 받고, 누군가의 삶을 설득하고, 감정을 끌어안은 채 하루를 버틴다. 방송작가는 단순히 대본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타인의 삶을 기록하며, 서로 다른 감정을 끝없이 조율하는 직업에 가까웠다.

 

 19년차 현직 방송작가 롸잇테리언은 “방송은 결국 사람 이야기”라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휴먼다큐와 교양 프로그램 현장을 오가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온 그녀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두고 “글만 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행간을 읽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롸잇테리언은 자신의 경험상 방송 현장에서는 대본 작업 외에도 섭외와 조율, 감정노동의 비중이 컸다고 말했다. 상대가 직접 말하지 않는 감정까지 읽어내야 하고, 수많은 이해관계를 맞추며 프로그램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흔히 방송작가를 ‘글 쓰는 직업’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전혀 달랐다. 롸잇테리언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절망을 가장 가까이에서 듣기도 하고, 생계를 위해 버티는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 밖에서 오랫동안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희귀병 아이들을 다뤘던 휴먼다큐 프로그램 시절에는 제작진조차 감정적으로 버티지 못해 현장을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단순히 슬픈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실제로 개입하게 되는 순간들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롸잇테리언은 방송작가의 현실을 두고 “정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끝없이 조율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하나에는 출연자와 제작진, 광고주와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누군가는 더 늦은 순서에 등장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은 채 완곡한 표현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방송작가는 그 말의 표면이 아니라 숨겨진 의도를 읽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다루는 방송 특성상 단순 정보 정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녀는 인간의 감정과 표현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마주해야 하는 방송 현장의 무게였다. 특히 희귀병 아이들을 다뤘던 휴먼다큐 제작 당시를 떠올리며 “단순히 촬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절망과 삶 자체를 함께 마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제작진 중에는 감정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설명했다. 방송은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소비되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누군가의 고통과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서 방송작가가 수행하는 ‘보이지 않는 역할’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롸잇테리언은 방송작가를 단순히 대본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 사이를 조율하는 직업”이라고 표현했다. 섭외 과정에서 출연자의 진짜 의도를 읽어내야 하고, 제작진과 광고주, 프로그램 방향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방송 현장에서는 누군가의 짧은 말 한마디에도 수많은 감정과 욕망이 숨어 있으며, 방송작가는 그 행간을 읽어내야 프로그램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업계 특유의 빠른 제작 환경과 감정 소모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녀는 “악플 하나하나를 다 붙잡고 있으면 이 일을 오래 할 수 없다”며 방송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을 털어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하나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아이템과 다음 방송이 이어지는 환경 속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함보다 유연함과 회복력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후반부에서는 AI 시대 속 방송작가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이어졌다. 롸잇테리언은 정보 전달이나 단순 구성은 AI가 대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의 감정과 의도를 읽고 질문을 던지는 역할만큼은 쉽게 대체하기 쉽지 않을 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공감을 끌어내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은 결국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일에 가까웠다. 롸잇테리언은 방송 일을 시작한 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내 세계가 계속 찢어지듯 넓어졌다는 것”을 꼽았다. 하루에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야 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신의 시선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오늘은 파인다이닝 셰프를 만나고, 다음 날에는 지방의 작은 마을 이장을 인터뷰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직업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특히 휴먼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시절은 롸잇테리언에게 가장 강렬한 시간으로 남아 있었다. 희귀병 아이와 가족을 장기간 촬영하며 단순히 취재진의 시선으로만 현장을 바라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병을 가진 아이뿐 아니라 그 가족 전체의 삶이 무너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서, 방송이라는 일이 단순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누군가의 현실과 감정을 함께 짊어지는 작업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우리가 이 사실을 발견해 알려주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인가 고민했던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인간 군상을 가까이에서 본 경험은 창작자로서의 시야도 바꿔놓았다. 롸잇테리언은 “내 삶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기를 지나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작가는 끊임없이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이 몰랐던 삶의 형태들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버티고 있었고,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하루를 견디고 있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축적된 수많은 이야기들은 결국 창작자로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방송작가 지망생들에게도 “환상만 보고 시작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이나 화려함, 방송국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직업이 누구보다 큰 경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인간의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작가는 결국 사람을 배우는 직업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방송작가의 일은 카메라 앞보다 카메라 밖에서 더 많이 소모된다. 롸잇테리언은 방송 현장을 두고 “정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끝없이 사람을 조율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프로그램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출연자와 제작진, 광고주와 방송사의 요구가 동시에 얽혀 움직인다. 누군가는 더 돋보이길 원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다른 방식으로 욕망을 드러낸다. 방송작가는 그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읽고 충돌하지 않게 연결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특히 방송 현장에서는 사람의 말보다 ‘행간’을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롸잇테리언은 한 시상식 섭외 사례를 언급하며, 누군가는 직접적으로 “마지막 순서에 서고 싶다”고 말하지 않지만 질문의 방식과 태도 안에 이미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작가는 그런 감정을 빠르게 읽고 프로그램 흐름 안에서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인간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며 방송이 AI만으로 쉽게 대체되기 어려운 이유 역시 이런 인간의 복잡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감정노동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어진다.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에는 수많은 평가와 악플이 쏟아지지만, 그녀는 “그 반응을 하나하나 붙잡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비판을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결국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롸잇테리언은 인터뷰에서 방송업계에서는 경력이 쌓일수록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며 자신의 기준과 자아가 강해지는 시기에, 현실과 이상 사이의 충돌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롸잇테리언은 오래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 ‘유연함’을 꼽았다. 자신의 소신만 앞세우는 사람은 팀 단위로 움직이는 방송 현장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결국 수많은 사람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정답을 밀어붙이는 방식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방송작가를 두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조율자”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이 직업은 단순한 글쓰기보다 사람을 이해하고 버텨내는 힘에 더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단순히 ‘방송국에서 글 쓰는 일’ 정도로 생각했던 시선에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화려한 콘텐츠 뒤에는 누군가의 감정을 오래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방송은 결국 사람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작업이라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인터뷰에서는 콘텐츠 산업과 방송작가 업무의 현실적인 측면에 대한 경험담도 함께 소개됐다.

 

 롸잇테리언은 인터뷰 내내 방송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공감’을 이야기했다. 단순히 말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도를 읽고 연결하는 힘이 결국 방송을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AI 시대에도 인간 창작이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늘 모순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방송은 그 복잡한 감정의 틈에서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이번 인터뷰는 창작이라는 일이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롸잇테리언은 오랜 시간 타인의 삶을 기록하며 자신의 세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들으며 결국 창작자는 자기 삶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롸잇테리언은 인터뷰에서 창작자에게 필요한 요소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방송작가의 현실적인 업무 환경과 감정노동에 대한 경험도 언급됐다. 새벽 전화와 끝없는 섭외, 감정 소모와 인간관계 조율 속에서도 왜 여전히 누군가는 이 일을 계속하는지, 그리고 왜 방송이 결국 사람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방송 뒤에는 늘 사람의 삶을 오래 바라보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방송은 결국 사람 이야기였다. 롸잇테리언은 19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의 삶을 가까이에서 기록해왔다. 누군가의 절망을 마주했고, 누군가의 상처를 들었으며, 때로는 카메라 밖에서 감정을 함께 견뎌야 했다. 그렇게 타인의 삶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이 반복되면서 그녀는 점점 한 가지 질문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나는 정작 내 이야기를 얼마나 들어봤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오랫동안 방송작가로 살아온 그녀는 최근 자신만의 이야기를 조금씩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공동 에세이 ‘내 삶에 붙어버린 여자들’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단순히 출간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여성들이 자신의 시간을 조용히 꺼내놓은 기록에 가까웠다. 롸잇테리언은 “누군가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글이 아니라, 공감이 필요한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닿는 책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이 책을 두고 “욕망 없는 책”이라고 표현했다.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지금의 삶을 솔직하게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다. 방송 현장에서 오랫동안 타인의 이야기를 대중의 언어로 번역해왔던 그녀는 이제 조금씩 자신의 감정과 시간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끝에서 사람에게 가장 오래 남는 건 결국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진심 어린 공감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롸잇테리언은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들여다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의 삶을 기록해온 시간이 결국 또 다른 창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방송도, 글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향한다는 그녀의 말은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는 글을 쓰고 싶었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까지 방송 현장에서 사람의 삶을 기록해온 한 방송작가가 끝내 도달한 가장 인간적인 문장이었는지도 모른다.

작성 2026.05.30 11:02 수정 2026.05.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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