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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문제를 둘러싸고 나토(NATO) 내부에 생긴 균열

'안보'라는 신뢰가 '비용'이라는 영수증으로 변할 때: NATO의 파열음과 저무는 대서양 시대

트럼프가 쏜 탄환, 이란 아닌 NATO 심장을 뚫었다

영국마저 거절했다... '미국 없는 안보' 준비하는 유럽의 반란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인해 나토(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 발생한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실권 없는 '종이 호랑이'라고 비판하며 동맹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고, 이에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리더들은 동맹의 가치를 옹호하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이란 전쟁 요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독자적인 안보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비즈니스가 된 동맹, 차가운 계산기 두드리는 워싱턴의 봄

 

2026년 4월 1일, 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현실이 대서양을 가로질러 날아들었다. 수십 년간 서방 안보의 견고한 성채였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기초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날 선 독설은 단순히 정치적 수사를 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민주주의 진영의 안보 공식을 근본부터 부정하고 나섰다. 한때 "하나를 위한 전체, 전체를 위한 하나"를 외치던 동맹의 약속은 이제 "입금 없는 보호는 없다"라는 서늘한 청구서로 치환되었다. 유럽은 경악을 넘어 '미국 없는 안보'라는 냉혹한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신뢰라는 온기가 사라진 자리에 지정학적 균열의 찬 바람이 몰아치는 현장을 짚어본다.

 

"종이호랑이는 필요 없다", 트럼프의 선전포고

 

균열의 시작은 워싱턴에서 날아온 날카로운 인터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대화에서 NATO를 향해 "종이호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가 분노한 표면적인 이유는 유럽 회원국들의 이기주의다. 미국의 이란 군사 행동에 비협조적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군사 기지를 개방하지 않는 유럽의 태도를 '무임승차'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 비난의 이면에는 훨씬 더 위험한 철학이 숨어 있다. 트럼프는 NATO 조약 제5조인 '상호 방위 원칙'을 안보 연대가 아닌 '비용과 편익'의 비즈니스 모델로 바라본다. "나는 결코 NATO에 감명받은 적이 없다. 푸틴도 그들이 종이호랑이인 것을 안다"라는 발언은 러시아를 향해 사실상의 '그린 라이트'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더 이상 유럽의 방패가 되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는 동맹의 근간을 지탱하던 심리적 억지력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혈맹 영국의 이례적 거절

 

미국의 압박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의외로 '가장 가까운 우방' 영국이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례적으로 단호했다. 그는 NATO의 역사적 가치를 옹호하면서도, 이란과의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며, 우리는 이 전쟁에 끌려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선언은 미-영 관계 사상 가장 심각한 균열로 기록될 전망이다.

 

심지어 영국 왕실까지 움직였다. 버킹엄 궁전이 20년 만에 중대한 국가적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동참했다는 소식은 영국이 더 이상 미국의 '푸들' 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혈맹조차 미국의 일방주의에 등을 돌리면서, 대서양 동맹은 이제 기능 정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어오르는 독자 노선의 바람

 

유럽은 비난 대신 행동을 선택했다. 이번 주 영국이 주최하는 '호르무즈 해협 보안 회의'가 그 상징이다. 약 30개국이 참여하는 이 회의는 미국의 군사적 타격론에 맞서 '국제법'과 '다자간 협력'이라는 유럽식 해법을 관철하려는 시도다.

 

일본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힘을 보탰다. 그는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 준수"를 강조하며 중동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에 가담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경제적 명줄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지키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유럽 리더들은 이제 워싱턴의 지휘봉이 아닌, 자신들만의 악보를 그리기 시작했다.

 

뒤바뀐 조롱과 새로운 혼돈의 시대

 

서방이 내분을 겪는 사이, 적대국들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가 원했던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가 이란이 아닌 서방 동맹 내부에서 일어났다"라며 냉소적인 비판을 보냈다. 외부의 적을 굴복시키려던 시도가 오히려 내부의 붕괴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 지정학적 공백을 틈타 중동의 판도도 요동치고 있다. 유럽이 발을 뺀 자리에 아랍에미리트(UAE) 등 지역 강국들이 독자적인 전쟁 준비에 착수했다는 보도는 중동 패권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제 세계는 누구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극도의 불확실성 시대로 진입했다. 

작성 2026.04.02 01:38 수정 2026.04.0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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