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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칼럼] 141화 내가 키우던 강아지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나는 지금 누군가를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사랑이라는 이유로 시작한 관계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가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

얼마 전 한 글을 통해, 한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던 장면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아이의 손에 쥐어진 것은 실제 강아지가 아닌, 강아지 모양의 풍선이었다. 그 선택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과연 ‘키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질문은 곧 오래전 기억 속 한 장면을 불러냈다.

 

한 소년의 간절했던 바람

중학생 시절이었다. 시골에서 지내고 있었지만, 부모님의 노력 덕분에 비교적 안정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과외까지 이어지던 일상이었다. 어느 날 과외 선생님 댁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작은 말티즈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 강아지는 너무 작았고, 너무 따뜻했으며, 무엇보다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시선은 자꾸만 강아지에게 향했다. 강아지는 자연스럽게 다가와 무릎 위에 앉았고, 그 순간 어린 마음은 이미 결정을 내려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뒤,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 바람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꼭 이루고 싶은 소망에 가까웠다.

 

허락과 시작, 그리고 짧은 행복

부모님은 치킨집을 운영하고 계셨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집 밖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간절한 부탁 끝에 결국 허락을 받게 되었다. 말티즈는 아니었지만, 닥스훈트 한 마리가 가족이 되었다. 짧은 다리와 긴 몸을 가진 그 강아지는 처음 보는 순간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병원에도 데려가고, 씻기고, 품에 안으며 애지중지 키웠다. 그 시간은 분명 행복이었다.

 

울음의 의미를 알게 된 순간

그러나 한 달쯤 지나면서 강아지는 자주 울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그 울음은 점점 길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은 명확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강아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건 함께 키우는 것이 아니라, 혼자 남겨두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반려라는 이름의 무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 단순한 ‘애완’의 개념을 넘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반드시 따라야 할 책임이 존재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살피는 것, 그리고 끝까지 곁에 머무르는 것. 반려라는 말은 관계의 깊이를 의미하는 동시에, 책임의 크기를 뜻하기도 한다.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강아지를 보내기로 결정한 날, 그 선택은 어른들의 판단이었지만, 그 감정은 어린 나에게도 온전히 남았다. 주차장에서 한참을 울었다. 세네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가족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그 시작은 사랑이었지만, 준비는 부족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은 결국 이별로 이어졌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누군가를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사랑이라는 이유로 시작한 관계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나는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끝까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

시간이 흐른 지금, 그 기억은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조금 더 이해했더라면, 조금 더 책임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여전히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이제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누군가를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사랑을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책임을 약속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날의 짧은 인연은 끝났지만, 그 경험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기억을 통해 오늘도 배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3.27 21:27 수정 2026.03.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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