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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人터뷰] “상담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동시에,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상담학 박사 김현화가 말하는 심리상담사의 길과 삶을 해석하는 힘

삶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상담의 길

상담사는 ‘의미를 함께 발견하는 사람’이다

감정을 이해하는 힘이 결국 삶을 바꾼다

 

사람들은 종종 심리상담사를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담학 박사 김현화는 상담을 그렇게 단순한 역할로 보지 않는다. 그에게 상담은 누군가의 고민을 잠시 들어주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관계, 감정의 흐름을 함께 이해해 가는 과정이다.

 

사진=김현화 박사

김 박사가 상담학을 전공하게 된 출발점 역시 거창한 계기보다는 삶의 현실적인 질문에 가까웠다. 연애와 결혼, 가족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그는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정과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하게 됐고, 그 질문이 자연스럽게 상담 공부로 이어졌다. 그는 상담이라는 길을 두고 “단순히 직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관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길”이라고 말한다.


삶에 대한 질문이 상담으로 이어졌습니다
김현화 박사는 처음부터 상담사를 꿈꾸며 길을 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가정복지상담학을 공부했고, 상담과 복지라는 두 영역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후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치며 상담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비로소 사람의 삶과 관계를 이해하는 흐름이 조금씩 연결되었다고 했다.

그는 상담 공부가 자신의 삶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부부 생활에서의 대화 방식,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상담 이론은 단지 지식으로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삶에 적용되었다. 그 과정에서 부모로서, 한 사람으로서 자신 역시 함께 성장해 왔다고 했다.
“상담을 공부한다는 것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상담사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를 함께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그가 생각하는 심리상담사의 역할은 훨씬 더 깊고 전문적이다.
첫째, 상담사는 단순히 듣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를 함께 발견하는 사람이다. 내담자의 이야기 속에는 감정과 가치, 관계와 삶의 맥락이 담겨 있다. 상담사는 그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질문하며, 내담자가 자신의 삶의 의미와 문제의 구조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상담사는 마음의 정리 과정을 돕는 전문가다. 많은 내담자들이 감정과 생각이 뒤엉킨 상태로 상담실을 찾는다. 상담사는 다양한 상담 이론과 기법을 바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며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셋째, 상담사는 변화의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다. 상담의 목표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삶의 문제를 이해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이야기치료의 관점에서 상담을 “문제 중심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강점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의 보람은 거대한 해결보다, 다시 살아가기로 마음먹는 조용한 순간에 있습니다
상담을 하며 느끼는 보람에 대해 그는 오래전 만났던 한 여성 내담자의 사례를 떠올렸다. 그 내담자는 오랜 시간 자살을 준비해 온 상태로 상담실을 찾았다. 상담 과정에서 이미 삶의 정리를 상당 부분 마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김 박사는 상담사로서 필요한 위기 개입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그 마음을 판단하거나 설득하려 하기보다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곁에 머물렀다.

그는 “상담은 누군가의 삶을 단번에 바꾸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도록 잠시 곁에서 버텨 주는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살서약서 작성, 사회적 지지 자원 연결,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시간 마련 등 현실적인 보호 장치를 함께 만드는 과정 속에서 그는 상담의 의미를 다시 느꼈다고 했다. 거대한 해결책보다, 한 사람이 다시 살아가기로 마음먹는 조용한 순간을 함께 지켜보는 것, 그것이 상담의 깊은 보람이라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의 문제는 정보 부족보다 감정을 다루지 못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김 박사는 최근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고민으로 직장 내 번아웃, 관계 갈등, 자녀 양육에 대한 불안을 꼽았다. 직장에서는 성과와 책임이 요구되고, 가정에서는 부모와 배우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동시에 자신의 삶까지 유지해야 하는 다중 역할 속에서 많은 이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문제의 핵심이 정보 부족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불안, 분노, 좌절, 죄책감 같은 감정을 충분히 다루지 못해서 더 힘들어합니다.”
결국 삶의 많은 문제는 상황 자체보다,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담은 단순히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다루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상담사를 오래 하려면 자기돌봄과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심리상담은 감정 노동이 큰 직업인 만큼,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기돌봄이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상담사는 타인의 삶을 깊이 듣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잠시 떠날 수 있는 마음, 다시 리셋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성찰 역시 필수적이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이 내담자의 삶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그 나이를 살아왔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상담사는 사람의 삶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속적인 교육과 수련, 슈퍼비전, 동료 상담사들과의 전문적 교류 역시 상담사의 균형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삶을 이해하려는 질문이 결국 커리어를 만듭니다
김 박사는 심리상담 분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상담이 긴 준비와 수련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격증만으로 곧바로 안정적인 직업이 되는 분야는 아니며, 오랜 시간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상담은 사람의 삶을 깊이 이해하며 자신 역시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직업보다 먼저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보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상담은 누군가를 돕는 일이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한 사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간다.

 


[김현화 박사는…]
김현화 박사는 이야기담은 심리상담센터 대표이며 충북소방 전문상담사, 대원대학교 외래 겸임강사, 법무부 준법지원센터 충주 보호관찰위원, 음성군 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림책 거꾸로 보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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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3.19 22:40 수정 2026.03.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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