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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대아파트 소셜믹스 강화, 명분만으로는 공급이 늘지 않는다

임대주택 차별 해소와 공급 현실, 함께 봐야 한다

정비사업은 구호가 아니라 제도로 움직인다

소셜믹스 의무화, 현장을 모르면 공급이 막힌다

출처 : 노트북LM

임대주택 소셜믹스 강화의 취지는 분명하다. 같은 단지 안에서 임대주택을 특정 동이나 저층에 몰아넣고 보이지 않는 차별을 만드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논의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정책은 명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비사업은 특히 그렇다. 선한 취지가 현장 여건과 충돌할 때 그 부담은 결국 공급 지연과 사업 위축으로 돌아온다.

 

우리나라의 주택공급 구조는 대부분의 토지가 국유인 싱가포르와 다르다. 국내 재개발·재건축은 민간 토지 위에서 이뤄지고, 수많은 토지등소유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조합이 사업비를 감당해야 한다. 더구나 사업성이 좋은 곳은 이미 상당 부분 정비가 끝났고, 지금 남아 있는 재개발구역 상당수는 사업성이 부족해 장기간 지체된 곳들이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도 사업성보정계수 적용, 용적률 인센티브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당근이 필요한 구역들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공급 확대와 절차 간소화를 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임대주택 동·호수 공개추첨을 관리처분인가 신청 이전에 사실상 강제하는 규제를 더하고 있다. 정비사업은 건축심의부터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 분양, 착공까지 긴 절차의 연속인데, 임대주택 배치와 공급 방식을 지나치게 앞단에서 고정하면 설계의 유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임대를 위한 소형주택 설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오히려 임대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공급을 늘리겠다며 만든 제도가 되레 공급 여력을 약화시키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입주 이후의 관리비 문제도 가볍지 않다. 최근 아파트는 커뮤니티시설과 보안, 조경 수준이 높아지면서 관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공이 일부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없이 배치만 섞는다고 갈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역대 정부는 늘 신속한 공급과 절차 간소화를 약속해 왔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도시정비법은 수시로 개정되지만, 조합이 느끼는 것은 간소화보다 불확실성의 확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차별 방지와 공급 현실이 함께 작동하는 예측 가능한 제도다.

 

필자 소개| 필자는 15년간 재개발조합장으로 활동하며 정비사업을 현장에서 직접 수행했다. 현재 관련 사업의 직접 이해당사자는 아니며, 이 글은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기사문의: 010-2399-3574 김휘천기자

블로그: https://blog.naver.com/gold-space124/224216116733

작성 2026.03.14 12:17 수정 2026.03.14 21:16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AI부동산신문 / 등록기자: 김휘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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