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조읍2리는 예로부터 ‘자릿골’이라 불려온 마을이다.
이름 그대로 왕골로 돗자리를 많이 만들던 곳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약 600년의 역사를 품은 농촌 마을로, 오랜 세월 동안 왕골을 재배하고 자리(돗자리)를 짜며 살아온 전통이 이어져 내려왔다.

이천은 예부터 물이 풍부하고 논이 넓어 왕골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조읍2리는 논과 습지가 많은 지형 덕분에 왕골이 잘 자라는 지역으로 알려졌고, 자연스럽게 왕골을 이용한 생활 공예 문화가 발달했다.
과거 이 마을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왕골을 재배하고 말린 뒤 직접 돗자리를 짜며 생활을 이어갔다.
왕골 자리는 여름철 필수 생활용품이자 농가의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왕골을 수확해 말리고 엮어 돗자리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왕골 자리는 장터로 나가 전국 곳곳으로 판매되었다. 당시 조읍2리는 왕골 산업으로 활기가 넘치던 농촌 공동체였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비닐 장판과 합성 소재 돗자리 등 새로운 생활용품이 등장하면서 전통 왕골 산업은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왕골 재배를 이어가던 농가도 줄어들었고, 자릿골이라 불리던 마을의 전통 산업 역시 점차 기억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럼에도 조읍2리 주민들은 왕골의 전통을 쉽게 놓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왕골 재배와 자리 짜기 문화를 다시 기억하고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작했다. 왕골 심기 행사와 전통 공예 재현, 왕골 체험 프로그램 등은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 되살리기 위한 시도들이다.
특히 마을 공동체의 중심에는 조읍2리 부녀회가 있다. 주민들의 협력 속에서 전통 문화 활동을 이어가며 왕골마을의 이야기를 다시 세상에 알리고 있다. 그 가운데 정수희 부녀회장과 김은하 이장, 마을 주민들과 함께 왕골 전통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정수희 부녀회장은 왕골 문화가 단순한 옛 농업 기술이 아니라 마을의 역사이자 삶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주민들과 함께 왕골 심기와 전통 자리 제작을 재현하고, 방문객들에게 마을의 이야기를 전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조읍2리의 왕골 이야기는 단순한 농촌 산업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한 마을 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온 방식이며, 서로 협력하며 이어온 공동체의 기억이기도 하다. 왕골을 심고 말리고 엮어 돗자리를 만들던 시간 속에는 농촌의 삶과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날 왕골 산업은 예전처럼 활발하지는 않지만, 조읍2리 주민들은 여전히 그 전통을 기억하며 마을의 문화로 이어가고 있다. 왕골은 이제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이천 농촌 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유산이 되고 있다.

자릿골이라 불리던 조읍2리의 왕골 이야기는 600년의 시간을 지나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전통을 기억하고 지켜가려는 마을 사람들의 노력 속에서 왕골마을의 이야기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천 백사면 조읍2리 왕골마을은 오늘도 조용히 그 역사를 이어가며, 사라져 가는 농촌 전통문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