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35문
Q. 35. What is sanctification? A. Sanctification is the work of God’s free grace, whereby we are renewed in the whole man after the image of God, and are enabled more and more to die unto sin, and live unto righteousness.
문 35. 성화가 무엇입니까? 답. 성화는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로 하시는 하나의 사역인데,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온 사람이 새롭게 함을 얻고 점점 더 죄에 대하여는 죽고 의에 대하여는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게 하심이니(태후 2:13)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4)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롬 6:11)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의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살전 5:23)

건축의 세계에서 건물을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어진 건물을 유지하고 보수하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이다. 앞선 문답들에서 다룬 칭의와 양자 됨이 건물의 '소유권 이전'과 '입주 선언'에 해당한다면,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35문이 다루는 '성화(Sanctification)'는 건물의 내부를 완전히 뜯어고쳐 주인의 성품에 걸맞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거대한 리모델링 사역이다.
성화는 하나님의 '행동(act)'이 아니라 '사역(work)'이다. 칭의가 단번에 일어나는 법적 판결이라면, 성화는 평생에 걸쳐 일어나는 점진적인 과정이다. 이는 '존재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단순히 겉모습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성, 감정, 의지를 포함한 전인적 존재로서의 '온 사람(the whole man)'이 새롭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육학에서 말하는 지식의 습득을 넘어선 '인격의 성숙'이며, 심리학적으로는 자기 중심적 자아를 극복하고 타자와 초월자를 향해 열린 '성숙한 자아'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이 사역의 목표는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을 회복하는 것이다. 죄로 인해 일그러지고 파괴된 신성한 원형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다. 비즈니스 리더십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듯, 성화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존재가 그 창조주이자 구속주이신 하나님의 성품을 얼마나 선명하게 반영하느냐의 문제다. 우리가 진리를 '아는 것(knowing)'이 머리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의 말과 행동, 선택의 기준이 되는 '사는 것(living)'으로 번역될 때, 하나님의 형상은 비로소 우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
성화의 역동성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죄에 대하여 죽는 것'이다. 이는 우리 내면의 부패한 습성과 이기적인 욕망을 끊어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둘째는 '의에 대하여 사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을 열망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이는 생물학적인 '신진대사'와 같다. 낡은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야 생명이 유지되듯, 영적으로도 끊임없는 비움과 채움이 일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거룩한 존재로 자라난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성화는 '품질 관리'의 정점이다. 단순히 불량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설계 목적에 완벽히 부합하도록 끊임없이 혁신하는 것이다. 성령은 우리 삶의 현장에서 가장 정교한 공학자이자 예술가로서, 우리가 겪는 고난과 기쁨,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모든 재료를 사용하여 우리를 거룩이라는 완성품으로 빚어가신다.
성화는 구원의 혜택 중 가장 실제적이고 역동적인 부분이다. 칭의로 인해 우리가 '의롭다'고 인정받았다면, 성화는 우리가 실제로 '의로운 존재'가 되어가게 한다. 이 과정은 때로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성화가 하나님의 '은혜로운 사역'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준다. 내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거룩함의 고지를, 성령께서 친히 우리 손을 잡고 이끌어 가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거룩함'을 따분하거나 금욕적인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성화는 인간이 가장 '자기다워지는' 과정이다.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셨던 그 아름답고 고귀한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오늘 어제보다 조금 더 인내하고, 조금 더 정직하며, 조금 더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은 당신의 의지가 만든 성과가 아니라 당신 안에서 성화의 사역을 멈추지 않으시는 성령의 흔적이다. 완벽해지려 애쓰기보다 성령의 손길에 당신의 일상을 맡겨라. 당신의 '사는 것(living)'이 서서히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명작으로 변해갈 것이다.
허동보 목사 | 수현교회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