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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치료의 꽃은 놀이치료다: 감통과 언어를 ‘살리는’ 관계의 플랫폼

감통·언어가 ‘기술’이라면, 놀이는 ‘삶’이다

감통치료사·언어치료사의 반론이 맞는 지점

‘우열’이 아니라 ‘중심 플랫폼’의 문제다

[놀이심리발달신문] 발달치료의 꽃은 놀이치료다: 감통과 언어를 ‘살리는’ 관계의 플랫폼 홍수진 기자 

감통·언어가 ‘기술’이라면, 놀이는 ‘삶’이다

 

발달치료 현장에서 부모가 가장 빨리 찾는 건 대체로 감각통합과 언어치료다.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말을 늘리면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감각 반응이 안정되면 일상 난이도가 떨어진다. 이 둘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언어가 늘었는데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감각이 안정됐는데 관계가 어려워서 유치원 적응이 흔들린다. 기능은 좋아졌는데 “치료실 밖”에서 유지되지 않는다. 이때 드러나는 핵심은 하나다. 아이의 발달은 기술의 합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의 사용 경험으로 완성된다는 점이다. 놀이치료의 본질은 장난감이 아니라 관계의 구조다.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맥락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선택하고, 협상하고, 실패를 견디고, 다시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조절력과 상호작용 능력이 자란다. 그리고 이 능력은 감통과 언어를 “쓸 수 있게” 만든다. 즉 놀이치료는 감통·언어를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감통과 언어가 생활 속에서 기능하도록 연결해 주는 ‘중앙 무대’가 된다.

 

놀이치료가 없다면 치료는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의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할 수 있나”만이 아니다. “하고 싶어하나”, “할 때 즐거운가”, “관계 속에서 시도할 용기가 생기나”가 더 큰 변화를 만든다. 여기서 놀이치료의 강점이 나온다. 놀이치료가 가진 ‘지속성’은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아이가 치료를 훈련으로만 경험하면 협조가 떨어지고 회피가 늘어난다. 

 

치료 목표가 맞더라도 유지가 어렵다. 반대로 아이가 치료를 관계와 놀이로 경험하면 치료 장면 자체가 동기가 된다. 이때 감통에서 다룬 조절 전략이 놀이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언어치료에서 연습한 표현이 놀이 목표를 위해 “필요해져서”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놀이치료가 제일이다”라고 말하면 반발을 부른다. 대신 이렇게 말해야 정확하다.


놀이치료는 감통·언어의 효과를 통합해 ‘일상에서 쓰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 문장은 감통·언어를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놀이의 중심성을 분명히 만든다. 감통치료사·언어치료사의 반론이 맞는 지점 반대 또는 이견은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다. 그래서 칼럼은 여기서부터 더 철저해야 한다. 

 

첫째, 언어치료사의 반론이 맞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말소리 산출, 조음, 구강운동, 기본 언어 이해 같은 기초가 크게 흔들리면 놀이치료만으로는 “언어 기능”의 체계적 개선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언어가 거의 없거나, 이해 자체가 약한 경우에는 구조화된 언어치료가 치료의 초반 속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놀이는 “좋지만 느슨한 접근”이 아니라, 언어 목표가 놀이 맥락에서 일반화되도록 돕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감통치료사의 반론도 맞는 경우가 있다. 감각 과민·둔감, 전정/고유수용감각 문제, 신체 조절 어려움이 큰 아이는 기본 각성 수준이 불안정해 놀이 자체가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감각 조절 기반이 먼저 잡혀야 놀이 관계가 안정된다. 즉 감통은 놀이를 “밀어주는 바닥”이 될 수 있다.

 

셋째, 그래서 결론은 ‘우열’이 아니다. 놀이치료가 감통·언어보다 위라고 주장하면 싸움이 난다. 하지만 놀이치료가 감통·언어를 ‘사용 가능한 변화’로 묶어주는 중심 구조라고 말하면 임상적 합의가 가능해진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우열’이 아니라 ‘중심 플랫폼’의 문제다

 

발달치료는 과목 경쟁이 아니다. 아이의 삶을 바꾸는 일이다. 감통은 조절력을 돕고, 언어는 표현과 이해를 넓히고, 놀이는 그 모든 것을 관계 속에서 실제로 쓰게 만든다. 그래서 놀이치료를 “꽃”이라 부르는 이유는 다른 치료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치료의 성과가 마침내 피어나는 자리가 놀이의 장면이기 때문이다.

 

가장 현실적인 기준은 이것이다. 감통이 아이를 안정시키고 언어가 아이의 도구를 늘리고 놀이가 아이의 삶에서 그 도구를 쓰게 만든다. 이 구조가 잡히면 치료는 빨라지고, 유지되고, 확장된다. 반대로 놀이가 빠지면 기능은 늘어도 관계와 일상에서의 사용이 늦어진다. 결국 발달치료의 ‘완성도’는 놀이 장면에서 판가름 난다.

작성 2026.02.22 19:29 수정 2026.02.2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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