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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지 않을까

-베들레헴의 별이 외면한 땅, 이스라엘의 침묵.

-예수의 고향에서 외면받는 성탄절: 유대인들은 왜?

-십자가에 걸린 메시아: 유대인들이 예수를 거부한 이유.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지고, 화려한 조명이 도시를 수놓는 12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쁨을 나누는 이 시기에, 정작 예수의 고향인 베들레헴이 속한 이스라엘은 묘한 침묵에 잠겨 있다. 

 

왜 그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태어난,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인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지 않는 것일까? 이 질문은 단순히 종교적인 차이를 넘어,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역사와 신념,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 더 정확히 말해 유대인들이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기다려온 메시아에 관한 생각과 나사렛 예수가 보여준 삶의 모습 사이에 존재하는 건널 수 없는 틈새 때문이다. 

 

유대교 경전인 타나크(기독교의 구약성경)는 다윗의 자손으로 오실 메시아, 즉, 기름 부음 받은 자에 대한 예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이 꿈꿔온 메시아는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 지도자로서 로마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해방하고, 다윗 왕조의 영광을 재현하며, 전 세계에 평화와 정의를 가져올 영웅이었다.

 

하지만, 나사렛에서 온 목수의 아들 예수는 그들의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화려한 왕궁이 아닌 초라한 말구유에서 태어났고, 권력자들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는 칼과 창 대신 사랑과 용서를 외쳤고, 로마에 대한 무력 항쟁 대신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했다. 유대인들의 눈에 비친 예수는 메시아가 아니라, 율법을 어지럽히고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위험한 인물, 혹은 신성모독을 일삼는 거짓 선지자에 불과했다.

 

결국, 예수는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고발로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져 십자가형이라는 가장 수치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유대인들에게 나무에 달려 죽은 자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자였다. 그들이 기다려온 영광스러운 메시아가 저주받은 십자가에서 무기력하게 죽었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실패한 메시아, 아니, 애초에 메시아가 아니었다.

 

물론, 예수의 죽음 이후 그의 부활을 믿고 따르는 무리가 생겨났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기독교가 탄생했다. 하지만, 유대인 대다수는 여전히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고, 두 종교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기독교인들에게 성탄절은 구원자가 이 땅에 오신 기쁜 날이지만, 유대인들에게는 자신들이 기다리는 메시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오히려 자신들의 신념을 부정하는 날일 뿐이다.

 

더욱이 역사 속에서 기독교 국가들이 자행한 유대인 박해는 두 종교 사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십자군 전쟁, 종교 재판, 그리고, 홀로코스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대인이 '예수를 죽인 민족'이라는 오명 아래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역사적 상처는 유대인들로 하여금 기독교와 관련된 모든 것에 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도록 만들었고, 성탄절 역시 그들에게는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 되었다.

 

오늘날 이스라엘은 유대인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은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과 같은 유대교 절기들이며, 성탄절은 그저 그 땅에 사는 소수 기독교인의 축제일로만 남아 있다. 베들레헴이나 나사렛 같은 기독교 성지에서는 성탄절 행사가 열리기도 하지만, 이는 주로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며 유대인 대다수의 삶과는 무관하다.

 

물론, 최근 들어 이스라엘 내에서도 세속화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탄절을 하나의 문화적인 축제로 즐기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유대인에게 12월 25일은 그저 평범한 겨울날 중 하루일 뿐이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 기다림 속에서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것은 단순히 종교적인 차이를 넘어, 서로 다른 신념과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우리가 믿는 진리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베들레헴의 별은 2000년 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렸지만, 오늘날 그 별빛은 여전히 이스라엘 땅을 비추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그 별빛이 진정으로 비추어야 할 곳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편견과 오해의 어둠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진정한 평화와 화해를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베들레헴의 별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성 2025.12.24 01:29 수정 2025.12.2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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