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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가지가 숲을 만든다 : ‘무용지용’으로 본 존재의 진짜 쓸모

쓸모의 기준에 갇힌 사회 인간의 내면이 피로해지다

노자의 무용지용 : 버려진 나무가 숲의 중심이 되는 이유

존재의 가치는 쓰임이 아니라 ‘있음’에서 드러난다

 

 

쓸모의 기준에 갇힌 사회, 인간의 내면이 피로해지다

오늘날 우리는 ‘쓸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효율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한다.  스펙은 경쟁력이 되고 휴식은 게으름으로 오해받는다.  심지어 인간관계조차 “쓸모 있는 인맥”으로 평가된다.

 

이 ‘쓸모의 논리’ 속에서 우리는 점점 자신을 잃는다.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쓸모없어 보이는 나의 부분들 느림, 불안, 망설임, 실패는 제거되어야 할 결함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바로 그 결함 속에 인간의 본질이 숨어 있다.

 

노자는 『도덕경』 제11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릇은 그 비어 있음으로 쓰인다.  방은 그 텅 빈 공간으로 쓸모가 있다.”  즉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쓸모를 지닌다.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바로 이 ‘무용지용(無用之用)’의 통찰이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여긴 감정, 느림, 비생산적인 시간 속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힘이 숨어 있다.  
버려진 가지가 모여 숲을 이루듯 인간의 불완전함이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다(사진=언스프레쉬)

 

 

노자의 무용지용 : 버려진 나무가 숲의 중심이 되는 이유

『장자(莊子)』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목수가 나무를 베러 산에 갔다가 거대한 상수리나무를 보고는 그냥 지나친다.  그 나무는 너무 뒤틀리고 옹이가 많아 “쓸모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나무는 수백 년이 지나도록 베이지 않고 여전히 푸르게 서 있었다.  

 

장자는 말한다.  “바로 그 쓸모없음 때문에, 그 나무는 오래 살았다.”  즉 무용(無用) 이란 ‘쓸모없음’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유용함’이다.  당장의 효율성에는 맞지 않지만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의미의 생명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는 너무 빨리 자르고 너무 쉽게 버린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 기준에 맞지 않는 생각, 비효율적인 시간은 즉시 ‘무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노자는 묻는다.  “과연 그 쓸모없음이 진짜 쓸모없음인가?”


우리가 ‘쓸모없다’고 여긴 감정, 느림, 비생산적인 시간 속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힘이 숨어 있다.  버려진 가지가 모여 숲을 이루듯 인간의 불완전함이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뿌리다.

 

 

‘쓸모없음’의 공간이 창의성과 회복을 키운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목표 없는 휴식 시간”이 창의적 사고를 촉진한다고 한다.  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듯 보이는 시간에 오히려 기억이 재조합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노자의 무용지용은 바로 이 ‘창조적 비움’을 말한다.  일정한 목적과 생산성으로만 평가되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생각이 자랄 토양이 메말라간다.  ‘무용’의 시간 즉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이야말로 창의성의 씨앗이 자라는 공간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을 잘하려는 강박, 즉각적인 결과에 대한 압박 속에서 사람들은 ‘사고의 여백’을 잃는다.  그러나 멈춤, 산책, 대화, 명상 같은 비생산적 순간이 결국 더 큰 효율을 만든다.

 

노자의 철학은 생산성의 극한 경쟁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쓸모없는 것이 없다.  다만 아직 쓰이지 않았을 뿐이다.”

 

 

 

존재의 가치는 쓰임이 아니라 ‘있음’에서 드러난다
우리는 자주 “나는 무슨 쓸모가 있지?”라고 자문한다.  그 질문 자체가 이미 우리를 사회적 평가의 틀 속에 가둔다.  노자는 그 틀을 깨라고 말한다.  존재는 쓰임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그 ‘있음 자체’로 충분하다.

 

아이의 웃음, 노인의 느린 걸음, 아무 말 없이 흘러가는 오후의 시간.  그 어떤 것도 생산하지 않지만 그 안에는 삶의 본질이 있다.  

 

노자의 무용지용은 우리에게 말한다.  “쓸모없음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존재는 완전해진다.”  이 철학은 단순히 사상적 개념이 아니라 오늘날 내면 회복의 원리로 작용한다.


성과의 시대에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느낄 때 그 감정은 실패가 아니라 ‘존재로 돌아가라는 신호’다.

버려진 가지가 숲을 이루듯 인간의 쓸모없음 속에서도 세상은 완성된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의 핵심은 존재의 복권이다.  인간은 성과나 기능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쓸모없어 보이는 나의 감정, 느림, 비생산적 시간 속에 진짜 인간성이 깃들어 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완벽하려 하고 너무 유용하려 애쓰다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핵심을 놓친다.

노자의 철학은 우리에게 묻는다.  “쓸모없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 속에 진짜 쓸모가 있다.”

 

버려진 가지들이 모여 숲이 되듯 우리의 불완전함과 쓸모없음이 모여 세상을 더욱 넉넉하게 만든다.

그것이 바로 노자의 ‘무용지용’이 전하는 내면 회복의 원리다.

 


 

작성 2025.11.30 22:35 수정 2025.11.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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