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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인권, 전준석 칼럼] 경찰 조직은 인권 의식 변화를 이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체포 과정, 법 집행과 인권의 경계에서

내부에서부터 시작된 경찰 인권 감수성 훈련

변화된 오늘, 국민 눈높이에 맞서는 경찰

사진=Gemine

1998년 새벽,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들어 있던 한 남성에게 출동한 경찰관이 욕설과 저항 속에 '불가피하게 제압'했으나, 결과적으로 골절과 신경 마비라는 중상을 입히게 되었다. 법원은 취객의 공무집행방해를 인정했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과잉금지원칙 위반'을 들어 경찰의 '인권 침해'를 지적했다. 억울한 심정이 들 수도 있지만, 경찰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법 집행의 정당성은 오직 '인권이라는 경계' 안에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 아무리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물리력'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다.

 

1980~90년대만 해도 경찰조직 내부에서조차 '인권의 개념은 희박'했다. 상사의 강압적 문화에 길들여져 동료 간 인권조차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으며, 범죄자 인권은 더더욱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청문감사관실 근무를 계기로 나는 처음으로 '경찰조직 내 인권의식 제고'가 시민과의 신뢰 형성에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성희롱 예방 교육, 인권 강의 등을 통해 동료 경찰관들에게 ‘업무의 본질은 인권’임을 반복해 알렸다. 이것이 내가 경찰 조직 내 인권 변화를 위해 직접 뛰어든 첫걸음이었다.

 

2000년대 이후 경찰은 점차 조직문화 차원에서 '인권과 성 평등, 다양성 존중'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여성 경찰관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모든 경찰관이 인권·성평등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면서 조직 내부 인식이 변해갔다. 특히, 현장에서 불필요한 물리력을 행사한 사례가 발생하면, 단순히 합의로 끝내지 않고 '전 직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례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동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이는 작은 실천이지만, '인권 감수성을 심는 교육적 장치'로서 매우 효과적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 경찰은 과거에 비해 훨씬 높은 '인권 의식'을 바탕으로 활동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춘 법 집행', 투명한 내부 감사, 반복적인 인권 교육을 통해 '인권 존중'을 조직의 핵심 가치로 정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남아 있지만, '민중의 지팡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권을 지키는 법 집행자'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인권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다. 동료를 대하는 태도, 시민을 존중하는 말 한마디, 절차 하나하나에서 시작된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경찰조직을 바꾸고, 결국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 된다. 그것이 내가 현장을 떠난 지금도 여전히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전준석 칼럼니스트는 경찰학 박사를 취득하고 35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총경으로 퇴직해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사혁신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서 전문강사로 활동하며 성인지 감수성, 4대 폭력 예방, 양성평등, 리더십과 코칭, 인권 예방, 자살예방, 장애인 인식 개선, 학교폭력 예방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범죄심리학』, 『다시 태어나도 경찰』, 『그대 사랑처럼, 그대 향기처럼』, 『4월 어느 멋진 날에』가 있다.

 

경찰관으로 35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이 인권 침해를 당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음을 몸소 깨달았다. 우리 국민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차별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인권이 성장할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삼시세끼 인권, 전준석 칼럼]을 연재 중이다.

작성 2025.11.26 21:57 수정 2025.11.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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